산성 동문 가는 길
Posted 2014. 10.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남한산성을 여러 해 다니면서 동문(東門)은 구경할 기회가 없어 궁금했다. 산성이란 게
성 안을 가로질러 다닐 수도 있지만, 성곽을 따라 걷는 게 일반적인지라 북문-서문-남문은
여러 번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상하게 동문은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 산성을 일주할 때도
성문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시원하지 않기에 어딘지 궁금했지만, 막상 당도하진 못했다.
산성의 동북 방면에 있는 하남에서 찾아 가기에도 북문과 동문이 다른 방면보다 가까울듯
싶고, 요즘 들어 몇 차례 은고개길로 북문과 동문 사이에 있는 벌봉과 한봉을 다니면서 동문
가는 길을 기웃거렸지만, 길을 못 찾고 돌아오길 몇 번 했다. 임금이 산성 행궁에서 볼 때
왼쪽에 있어 좌익문(左翼門)이라 불리기도 했던 동문을 찾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텐데, 이상하게도 못 찾고 헤매곤 했다.
한봉 쪽에서도 가 보고, 벌봉 쪽에서도 약수터를 지나 평탄한 성곽을 따라 가 봤지만,
만나는 건 새로 보수한 산성의 외성(外城) 중 하나인 봉암성이었다. 성문으로 들어가 조금
걸어도 봤지만 헛탕이었는데, 바보 같이 성곽 중간에 있는 암문(暗門)으로 들어가볼 생각은
미처 못했다.
얼마 안 있어 암문이 나왔는데, 산성에 있는 16개의 암문 가운데 가장 컸다. 높이가
2.6m에 폭이 2.3m니 이름만 암문이지 성문이나 진배없었다. 제3암문 또는 봉암성 암문으로
불리는 이 문은 윗부분을 무지개 모양으로 반쯤 둥글게 만들었는데, 이런 걸 홍예문(虹霓門)이라
부른단다. 들어가서 왼쪽으로 돌아오니 북문과 동문으로 나뉘는 이정표가 보였고,
동문은 봉암성 위로 보수한 성곽을 따라 내려가면 있었다.
봉암성에서 동문까진 1.5km 정도 내리막길이 이어졌는데, 어떤 구간은 내리막 계단이
조금 가팔랐다. 돌아올 때, 그러니까 반대쪽에서 올라올 땐 숨깨나 찰 것 같다. 중간에 한 번
가고 싶었던 장경사도 있고, 대체로 어려운 길은 아니었다. 동문 가는 성곽 윗 부분, 여장(女墻)은
깨끗하게 보수해 놓았는데, 동문은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성문다운 위세도 제법 느껴졌다.
아니, 이렇게 간단한 것을 그 동안 왜 못 찾고 있었을까?
거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성문 누각에도 올라갈 수
있는 산성의 다른 문들과는 달리 동문은 사람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주위에 줄 펜스를
쳐 놓고 있었다. 또 하나는, 동문 바로 옆으로 남한산성 일주도로가 나 있어 남문을 가려면
길을 건너야 하는 약간은 불편한 구조였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현판도 잘 안 보게 됐고,
자연 그 존재도 몰라봤던 것이다.
그러니까 하남에서 광주 가는 43번 국도를 따라 가다가 남한산성 방면으로 우회전해서
산성 쪽으로 올라가다가 길가에서 바로 보이는 큰 성문이 동문이었다. 그러고보니 차로 여러 번
지나쳤던 것 같기도 했다. 지척에, 발 밑에 두고도 그 존재를 몰라보고, 괜히 엉뚱한 데서 찾아
헤맸던 것이다. 전에 산성을 한 바퀴 돌았다고 생각한 건, 동문 쪽이 덜 보수된 때였던 것
같다. 당연히 날을 잡아 8km가 조금 넘는 길을 온전히 한 바퀴 돌아볼 일이 생겼다.
4년 전에 했던 조금 불완전한 산성 일주 (5/31/10)
성 안을 가로질러 다닐 수도 있지만, 성곽을 따라 걷는 게 일반적인지라 북문-서문-남문은
여러 번 가볼 기회가 있었는데, 이상하게 동문은 기회가 생기지 않았다. 산성을 일주할 때도
성문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시원하지 않기에 어딘지 궁금했지만, 막상 당도하진 못했다.
산성의 동북 방면에 있는 하남에서 찾아 가기에도 북문과 동문이 다른 방면보다 가까울듯
싶고, 요즘 들어 몇 차례 은고개길로 북문과 동문 사이에 있는 벌봉과 한봉을 다니면서 동문
가는 길을 기웃거렸지만, 길을 못 찾고 돌아오길 몇 번 했다. 임금이 산성 행궁에서 볼 때
왼쪽에 있어 좌익문(左翼門)이라 불리기도 했던 동문을 찾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텐데, 이상하게도 못 찾고 헤매곤 했다.
한봉 쪽에서도 가 보고, 벌봉 쪽에서도 약수터를 지나 평탄한 성곽을 따라 가 봤지만,
만나는 건 새로 보수한 산성의 외성(外城) 중 하나인 봉암성이었다. 성문으로 들어가 조금
걸어도 봤지만 헛탕이었는데, 바보 같이 성곽 중간에 있는 암문(暗門)으로 들어가볼 생각은
미처 못했다.
얼마 안 있어 암문이 나왔는데, 산성에 있는 16개의 암문 가운데 가장 컸다. 높이가
2.6m에 폭이 2.3m니 이름만 암문이지 성문이나 진배없었다. 제3암문 또는 봉암성 암문으로
불리는 이 문은 윗부분을 무지개 모양으로 반쯤 둥글게 만들었는데, 이런 걸 홍예문(虹霓門)이라
부른단다. 들어가서 왼쪽으로 돌아오니 북문과 동문으로 나뉘는 이정표가 보였고,
동문은 봉암성 위로 보수한 성곽을 따라 내려가면 있었다.
봉암성에서 동문까진 1.5km 정도 내리막길이 이어졌는데, 어떤 구간은 내리막 계단이
조금 가팔랐다. 돌아올 때, 그러니까 반대쪽에서 올라올 땐 숨깨나 찰 것 같다. 중간에 한 번
가고 싶었던 장경사도 있고, 대체로 어려운 길은 아니었다. 동문 가는 성곽 윗 부분, 여장(女墻)은
깨끗하게 보수해 놓았는데, 동문은 생각했던 것보다 크고 성문다운 위세도 제법 느껴졌다.
아니, 이렇게 간단한 것을 그 동안 왜 못 찾고 있었을까?
거기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성문 누각에도 올라갈 수
있는 산성의 다른 문들과는 달리 동문은 사람이 출입하지 못하도록 주위에 줄 펜스를
쳐 놓고 있었다. 또 하나는, 동문 바로 옆으로 남한산성 일주도로가 나 있어 남문을 가려면
길을 건너야 하는 약간은 불편한 구조였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현판도 잘 안 보게 됐고,
자연 그 존재도 몰라봤던 것이다.
그러니까 하남에서 광주 가는 43번 국도를 따라 가다가 남한산성 방면으로 우회전해서
산성 쪽으로 올라가다가 길가에서 바로 보이는 큰 성문이 동문이었다. 그러고보니 차로 여러 번
지나쳤던 것 같기도 했다. 지척에, 발 밑에 두고도 그 존재를 몰라보고, 괜히 엉뚱한 데서 찾아
헤맸던 것이다. 전에 산성을 한 바퀴 돌았다고 생각한 건, 동문 쪽이 덜 보수된 때였던 것
같다. 당연히 날을 잡아 8km가 조금 넘는 길을 온전히 한 바퀴 돌아볼 일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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