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걸러 홍성과 괴산을 다녀오다
Posted 2014. 11. 2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특별한 상황이 아니고선 여간해선 서울과 경기도를 거의 벗어나지 않는데, 지난주엔 충청도를, 그것도 하루 걸러 충남 홍성과 충북 괴산을 다녀왔다. 목요일엔 하루 휴가를 내서 홍성에 있는 처외사촌오빠집에 가서 햅쌀 두 푸대(40kg)와 고춧가루, 들기름을 짜 왔다. 서울에서 일하다가 노모를 모실 겸 월드컵 열리던 12년 전에 귀농해 30가구 100명이 사는 고향 마을에서 63세 청년회원^^ 겸 이장으로 지내는 형님의 구릿빛 얼굴이 보기 좋았다.
이맘때면 처가 형제들이 얼굴도 볼 겸 둘씩 셋씩 가서 쌀을 사 오곤 했는데, 전부터 한 번 내려오란 말을 듣다가 이번에 처음 가 봤다. 등급 뛰어난 홍성 한우와 건새우 넣고 끓인 가을 아욱국을 대접 받았다. 십여 년 전에 뵌 적이 있는 86세이신 작은 이모님은 돌아가신 장모님을 뵙는 듯 했다.
토요일엔 올여름 중국에서 돌아와 괴산에 자리 잡은 동생네 집들이를 겸해 다녀왔다. 두 번 다녀온 적이 있지만, 어머니는 처음이시고 내려가신 김에 두 밤을 더 주무시고 오기로 했다. 갈비찜과 마를 갈아 부친 마전을 대접 받고, 근처에 속리산 국립공원이 시작되는 화양구곡(華陽九曲) 이란 명승지가 있다고 해서 두어 시간 둘러보고 민물매운탕까지 먹고 왔다(아래 사진은 6곡에 해당하는 능운대).
이틀간 6백 km 넘게 달려 조금 피곤하긴 했지만, 형제들 사는 모습도 보고, 대접을 잘 받아 눈과 입이 호사를 했다. 둘 다 시골에서 사람이 그립던 차에 환대를 받고, 자주 오란 기분 좋은 당부도 들었다. 서울 촌놈이 연이틀 시골 사람들 사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니 정겹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언제가 될진 몰라도 나도 익숙한 도시를 떠나 시골 사람이 돼 있을지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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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은 풍경이 아주 좋은 곳이더라구요. 두번 갔었는데 언제 카메라 들고 다시 오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던 곳이예요. 이곳의 속리산은 언저리만 돌았는데도 아주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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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이 속리산 자락을 끼고 있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화양구곡은 주차료만 받고 입장료는
따로 없어 하루여행으로 다녀오기 좋더군요. 중간에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도명산 등산도 할 수 있구요.
읍내에 민물매운탕집들이 몇 있는데, 저희가 간 50년할머니집은 다시 가고 싶어지는 맛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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