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5일장 - 부침개 올림픽
Posted 2014. 8. 2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시장 나들이에서 주전부리만큼 반가운 것도 없다. 오랜만에 양평 5일장 나들이를 하면서 제일 먹고 싶었던 건 수수 부꾸미와 메밀 전병이었는데, 이번엔 여러 명과 함께 동행하는 터라 다음으로 미루고, 뭘 먹을까 두리번거리다가 모두의 발걸음이 딱 멈춘 곳은 부침개집이었다. 3시 반이 지나고 4시가 가까워오는지라 다들 허기와 컬컬함을 채워줄 음식을 찾았다.
양평시장에는 부침개나 전을 부쳐 파는 집이 여러 곳 있는데, 그 중 시장 끝쪽에 있는 집은 커다란 채반에 부침개 5종 세트를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하게 근사하게 차려놓았다. 그것도 마치 올림픽 문양처럼 위에 3개, 아래 2개를 반듯하게 놓아 보는 순간 미소를 짓게 하면서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이 집에서 먹게 만들었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유럽-아프리카-아메리카-오세아니아-아시아, 가 아니라^^ 감자전-도토리전-메밀전-부추전-김치전 되시겠다. 김치전과 부추전은 집에서 종종 해 먹지만, 위엣 것들은 이런 시장에나 나와야 맛을 보게 된다. 재밌는 건, 재료는 다른데 막상 먹어보면 맛 차이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같은 철판에서 부쳤기 때문일까.^^
이 집에서는 안 보이지만, 부침개의 대표 주자는 빈대떡이나 녹두전이다. 어느 시장이나 저렴하고 즉석에서 부쳐내는지라 웬만한 맛은 내는데, 요즘은 재래시장만 아니라 대형마트 한 구석에서도 먹을 수 있고, 특히 광장시장 순희네 빈대떡 (4/11/12) 같은 데는 기름이 좔좔 흐르는 게 보는 순간 웬만하면 넘어가면서 입소문이 나기에 이르렀다.
전(煎)과 부침개는 보통 같은 뜻으로 통칭하는데, 사전에선 전분이나 밀가루를 묻힌 후에 계란으로 옷을 입혀서 기름을 두르고 지져내는 걸 전이라고 한단다. 명절 때 많이 먹는 동그랑땡이나 3색전, 동태전 등을 생각하면 되겠다. 재료에 따라 육전(肉煎), 생선전, 야채전, 화전(花煎)에 퓨전^^까지 무궁무진한 변주가 가능한데, 음~ 추석이 며칠 뒤로 다가와서인지 갑자기 마구 땡기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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