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끊어 읽나
Posted 2014. 12. 2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점심 먹으러 가는 길에 식당 건물 옆에 서 있는 배너의 상호가 눈길을 끌었다. 우리
사무실 근처엔 작은 대학이긴 하지만 대학 캠퍼스가 있어 학생들이 사는 오피스텔과
상가를 개조해 다닥다닥 만들어 놓은 고시텔 크기의 원룸들이 제법 있는데, 그러다보니
셀프 세탁소가 생겨 그 집에서 내건 배너였다.
공교롭게도 그 집의 상호는 더런드리(The Laundry)였는데, 세탁소란 걸 강조하려
정관사를 붙인 걸 우리말로 쓸 때 띄어쓰기를 하지 않아 그리 된 모양이다. 이건 보통
<더런 드리>로 읽히지, <더 런드리>로 읽어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조금 이상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세탁소인데 상호는 그와는 반대로 더러운 느낌을 주니 말이다.ㅋㅋ
어째 이 집에서 하는 세탁이 제대로 되려나 모르겠다,^^
조금 다른 경우긴 한데, 요즘은 웬만한 가게들이 사시사철 세일을 한다고 쇼 윈도우에
<SALE>을 크게 써 붙여 놓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걸 할인판매를 뜻하는 바겐 세일의 준 말로
읽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너무 자주 세일을 하니까 그냥 세일로는 간에 기별이
안 가 폭풍 세일, 원가 처분, 반값 세일, 80% off 등이 곁다리로 붙곤 한다.
그런데 심심풀이 땅콩이라고, 가끔 내 눈엔 독어식으로 살레(SAL+E)로 읽히곤 한다.
여기서 넘어가면 다행인데, 한 번 발동한 내 장난끼는 브레이크가 걸리지 않고 내친김에
이 단어를 한 번 더 읽어주면서 내 맘 대로 S자를 M자로 바꿔 읽게 만든다. 그러면 SALE,
MALE가 되는데, 이건 살래, 말래?가 된다. 도대체 사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모르겠다.^^
(위 아래 두 사진은 작년 여름 도쿄여행에서 찍은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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