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로 보수공사 - 준비
Posted 2014. 12.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점심 때 다니는 모락산 등산로 앞이 9월부터 두어 달 간 어수선하더니 11월 중하순이 되면서 보수공사를 마치고 산뜻해졌다. 어떻게 올라왔는지 산길 초입에 1톤 트럭도 서 있고, 요즘 보기 드문 지게도 여럿 놓여 있는 게 뭔가 잔뜩 실어오고 나르는 공사를 할 모양인가 보다. 점심시간이라 거의 60대로 보이는 나이 드신 공공근로 일꾼들 십여 명이 옹기종기 앉아서 브루스타에서 라면이 끓길 기다리고들 계셨다.
지게는 옛날과 달리 나무로 만든 게 아니라 경량 파이프로 만들어 매끈해 보이는 게 제법 힘을 받게 보였다. 겨울을 앞두고 등산로를 정비하는 공사였는데, 전에 세워 놨던 나무 펜스 대신 철봉을 새로 박고 밧줄도 새로 거는 모양이다. 철봉을 땅속에 고정시킬 때 힘을 받도록 정방형 콘크리트로 둘러싼 걸 일일이 지고 나르는 것 같았다.
철봉은 가로세로높이 각 30cm 크기의 정방형 콘크리트 속에 박아 미리 고정시킨 것을 지게로 날아올린 다음 적당한 간격을 두고 풀어놓는데, 등산로가 제법 긴 편이니 얼추 백 개가 넘었을 것이다. 이 코스가 제법 경사가 있는 편인데다 일일이 실어 날라야 했으니 힘깨나 들었겠다. 아마도 여러 사람이 구간을 나눠 작업할 것 같았다.
철봉은 땅을 넓고 깊게 파서 콘크리트 기초가 보이지 않도록 묻는데, 흙만 덮으면 힘을 받지 못하고 흔들거려 고정시키는 공법이 있는 모양이다. 다 파묻고 굳어질 때까진 상단 고리에 밧줄을 연결하지 않고 임시로 테이프로 경계를 표시해 두고 있었다.
철봉을 흙속에 고정시키는 데는 목재 펠릿이 사용되는데, 톱밥이나 잔가지를 압축한 것으로 온실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친환경 연료라고 써 있었다. 의왕시에서 벌이는 이번 등산로 정비공사는 거의 석 달이 걸린다고 펼침막에 적혀 있는데, 내가 다니는 사인암까지 오르는 메인 등산로와 계원대 후문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까지 두루 해놓은 걸 보니, 모락산의 주요 등산로들과 다른 산들까지 대대적인 정비를 하는 모양이다.
간단한 등산로 보수공사 (11/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