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역 로컬풍 중국집
Posted 2010. 6. 30. 10:52,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한 해의 절반이 지나고 있다. 밖에는 새벽부터 장마를 알리는 비가 내리고 있다. 이럴 땐 먹는 얘기가 딱이다. 어제 점심은 직원들과 사무실에서 10분 거리에 있는 금정역으로 가서 조선족들이 하는 중국 음식을 먹었다. 껍질째 먹는 땅콩과 로컬풍의 짜사이, 오이와 양파가 밑반찬으로 나오고, 양꼬치 찍어 먹는 향신료 접시가 1인당 하나씩 푸짐하게 담겨 나왔다. 향신료는 솔직이 맛은 잘 모르겠고, 보기엔 좋았다.
1번타자는 꿔바로우. 얇고 넓적하게 튀긴 탕수육이다. CJ에서 하는 차이나 팩토리에서 처음 먹어 본 것은 무척 얇고 바삭바삭했는데, 여기 로컬풍의 꿔바로우는 두껍고 약간 질겼다. 새콤한 탕슉 쏘스에 먹을 만 했다.
2번타자는 내가 주문한 게 아니어서 이름은 잘 모르겠다. 돼지고기를 칼국수마냥 얇고 길게 썰어 야채와 버섯을 넣고 고추기름으로 복은 것이다. 꽃빵에 싸서 먹으니 so so.
3번타자는 이런 집에서 빠질 수 없는 양꼬치. 개량식 스덴 화로에 뻘건 숯을 담고 꼬치를 손으로 돌려가며 구운 후에 익은 건 2층에 얹어 놓게 만든 아이디어 상품이었다. 보통은 식당 주인들이 구워 준다는데, 만두를 빚고 있어 우리가 구워야 해서 조금 탔지만, 양고기 냄새가 별로 안 나고, 향신료를 듬뿍 찍어 먹으니 맛났다.
4번타자는 지삼선(地三鮮). 삼선 짬뽕의 그 삼선으로, 여기선 감자와 가지와 피망을 이르는 말로 굴쏘스를 넣어 중국음식 특유의 쎈 불로 볶아낸 것이다. Menu of the Day 되시겠다. 궁극의 맛이라고 하긴 어려워도 다른 데서 먹어볼 수 없는 특이한 맛으로 역시 꽃빵에 넣어 냠냠.
5번타자는 주문하지 않았는데 주방장이 서비스로 낸 스위트콘 튀김. 팝콘보다 훨 맛있어서 로컬풍의 중국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여직원들에게 환영 받았다. 이런 센스쟁이. 처음엔 젓가락으로 집어 먹다가 나중엔 숟가락으로 퍼 먹더군. 맛은 좋았지만 꽤 느끼했다.
우리가 간 곳은 임해반점. 긴 골목에 이런 식당들이 여럿 있다. 바로 옆에 중국식품점이 있어 구경하다가 꽃빵 한 봉지를 샀는데, 사무실 냉동실에 두고 깜빡했다. 한 번쯤 더 와서 다른 메뉴에 도전하기로 했다. 6개씩 나온 꽃빵 2인분까지 6명이 먹었는데 도합 5만 8천원. 괜찮지 않은가? 칭따오가 있었지만, 참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