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복국 정식
Posted 2010. 8. 12. 09:22,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작년 말부터 격주 수요일 저녁에 스터디 모임을 갖고 있는데, 어제는 외부 전문가를 초청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임 전에 대치동에 있는 금수복국에서 저녁을 함께 했는데, 메뉴는 밀복 정식과 복불고기 정식.
복국 하면 떠오르는 에피스드 하나. 80년대 후반에 CMF(누가회) 간사로 일할 때 지방에 있는 의대를 종종 방문하곤 했다. 대구, 대전, 원주, 부산 등을 한 학기에 한 번 정도 가게 됐는데, 의대생들에겐 이런 방문이 아주 기억에 남았던 모양이다. 계명대 의대를 졸업한 친구가 90년대 중반 전문의가 됐다며 밥을 한 번 산 적이 있는데, 그 때 먹은 게 복이었다.
그 친구로선 고마운 마음에서 일부러 찾아와 비싼 음식을 대접한 건데, 솔직히 처음 먹어본 복 요리는 별로였다. 음식보다는 오랜만에 만난 제자와의 대화가 더 맛났던 것 같다. 그 후 이런저런 자리에서 복국을 먹을 기회가 있었지만, 처음의 기억 때문인지 복 요리는 그렇게 맛나단 생각이 들진 않았다.
금수복국의 정식은 애피타이저로 굴이 나오고, 복어 샐러드-복어 튀김-복어 불고기/복어찜-복어탕으로 이어졌는데, 아침 점심을 거른 뒤에 받은 성찬이어서인지 맛 있었다. 껍질도 좋았지만, 살점도 나쁘지 않았다. 8명이 가서 찜과 불고기를 반반 시켜 둘 다 먹을 수 있었고, 마침 내가 앉은 테이블엔 여성들만 있어 할당량 + 알파였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가끔 이런 행운이!).^^
식사 후에 보니 카운터 옆에 물 좋은 복어들과 굴이 놀고 있었다. 아주 크지도 작지도 않은 녀석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애피타이저로 나온 굴도 먹을 만 했다. 집에서 구피를 기른다는 동행은 굴껍데기 몇 개를 가져 가고픈 눈치였는데, 인심 후한 종업원이 알아차리고 주방에서 씻어 비닐봉투에 담아주기까지 했다. 추가 포인트 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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