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격
Posted 2015. 1. 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연말에 한남동 골목을 걷다가 철강 골조를 거의 세워 골격이 드러난 집을 보게 됐다.
상권과 골격 형태로 봐서 주택보다는 레스토랑이나 패션 관련 상점을 짓는 모양이다.
지하는 이미 지었는지 콘크리트 바닥이 드러나 있고, 그 위엔 각종 기자재들이 널려 있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사다리와 창틀 셔시들인데, 곧 가림막을 설치하고 내장 공사에
이어 봄에는 번듯한 건물이 들어선 모습을 보여줄 것 같았다.
붉은색 철강 골격은 이 공간에 세워질 건물의 모양새를 짐작케 할 뿐 아니라, 가장
중요한 안전을 신뢰할만한 이미지로 전달하고 있었다. 쉬 흔들리거나 무너지지 않고
든든히 버틸만한 힘이 느껴진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땅속에 자리 잡아 보이지 않는
지하 기반구조겠지만. 현재로선 이 철강 골격이 이 건물의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예전엔 주택이 있었던 자리였는지 땅 크기와 생김새가 큰 빌딩을 지을 만해 보이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하꼬방 수준도 아니어서 완공후 어떤 모양새를 드러낼지 궁금했는데,
일단 골조와 골격으로 봐선 제법 괜찮은 건뮬이 들어서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올 한 해 나도 말과 글 그리고 관계로 이런저런 크고작은 유무형의 건물들을 짓게 된다.
생각만으로 그치다 말 것도 있겠고, 설계도에 따라 골조와 벽돌을 얹어 완공하는 작품도
있을 것이다. 어떤 건 골조만 올리고 힘이 부쳐 마무리 못할 일도 생길지도 모른다. 어느
경우든 당연히 그 골조와 기초공사부터 충분하고 제대로 된 골격을 갖추는 게 관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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