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상처 딱지 뜯기
Posted 2015. 1. 1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사람마다 입술 깨물기, 손톱 쥐어뜯기, 다리 떨기 등 크게 드러나지도 않고 사는 데
과히 불편하지도 않지만, 약간은 귀찮고 그러면서도 쉬 버려지지는 않는 소소한 습관이나
버릇이 있는데, 내게는 상처 딱지 뜯는 버릇이 있는 것 같다. 외형이나 인격에 상처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 아주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가끔 얼굴이나 몸에 상처가
나서 슬슬 아물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딱지를 살살 뜯는 악취미다.
상처 딱지란 게 원래 시간이 지나면 절로 떨어지게 마련인데, 고샐 못 참고 인위적인
힘을 가해 밀당을 하다가 기어코 무리하게 힘을 가해 딱지는 뜯어내지만 결국 피를 보고야
마는 그런 거 말이다.^^
올겨울엔 추운 날이 많아서인지 콧물을 자주 훌쩍거리면서 재채기를 하다 보니
휴지로 콧물을 닦거나 팽팽 풀어대는 일이 조금 잦았다. 그러다보니 코와 입 주변이
돌아가면서 헐고 부르트고, 물집이 생기면서 하루 이틀 뒤엔 작은 상처와 딱지로 발전하게
됐다. 별로 피곤한 건 아닌데, 아무래도 코를 너무 많이 풀어대기 때문인 것 같았다.
며칠 전에도 아랫 입술이 살짝 부르트더니 다음날엔 작은 딱지가 생겼다. 보기는
싫지만 생활하는 데 지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며칠 느긋하게 놔 두면 알아서 굳고
떨어져 원상 복귀된다는 걸 알면서도 어느새 손이 올라가고, 살살 딱지 주위를 건드려
본다. 아직 뗄 단계가 아닌데도 손톱은 벌써 딱지 한쪽 끝을 도발하고 있다.
다시 생채기가 생길 걸 알면서도 이렇게 딱지를 떼고야 마는 심뽀는 도대체 뭔지
모르겠다. 어데서 기인하는 걸까? 혹시 정서 불안? 심리 부조화? 아니면 원래 이런
의사들도 잘 모르는 아리까리한 병증은 긴 이름을 붙이는 법이니까 만성 고집성
뒷일 책임 안 지고 일단 건드렸다 피 보고 후회하고 전전긍긍하는 증후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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