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전벽해 왕십리
Posted 2015. 1. 2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주일 오후에 QT강의를 하려고 왕십리에 갔다. 시내라 시간 여유가 있어 한 시간 전쯤
도착해 교회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고 근처 커피샵에서 책을 읽다 들어갈 요량으로 둘러
봤는데, 세상에! 내가 알던 왕십리는 온 데 간 데 없고, 온통 아파트 공사로 상전벽해,
난리법석이었다.
요 몇 년 사이에 뉴타운 재개발 공사가 한창인지 주위는 온통 고층 아파트들이
빽빽하게 들어섰고, 여전히 공사중임을 보여 주는 크레인들이 곳곳에 높이 서 있었다.
마침 교회 근처에 청계도서관 건물이 보이길래 들어가서 책 좀 읽다가 7층 옥상에
올라가 사진 몇 장 찍고 내려왔다.
우리 어릴 적 - 6, 70년대 - 엔 강남이 서울에 편입되기 전이라 한강 이남은 영등포만
빼곤 죄다 서울이 아니었다. 그래서 내가 자란 용산과 함께 마포, 왕십리는 서울의 남쪽
변방을 이루고 있었는데, 이 가운데 왕십리는 가장 늦게 재개발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물론 지하철이 들어서면서 이미 변화의 조짐을 보였지만, 이렇게 도시 풍경을 바꿀
정도의 대규모 재개발 공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내가 간 교회는 사진 오른쪽에 새로 멋지게 지은 꽃재교회인데, 서울에 웬 시골스런
이름을 가진 교회가 있나 했더니, 원래 왕십리감리교회였다가 이름을 바꿨다고 한다.
한 세기도 더 지난 110년 전인 1905년에 세워진 왕감(往監)이라는 역사적이고 전통적인
이름을 포기하고 새로운 지역 환경에 맞게 옛날 이 일대를 부르던 꽃재(Blooming
Hill)란 예쁜 이름으로 바꾼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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