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벌금

대개 어느 산이나 등산로 초입엔 각종 안내판이 설치돼 있는데, 그 중 단골손님은

산불조심 현수막이다. 산과 상극인 불을 조심하자는 경고와 함께 몇 가지 처벌 조항이

관공서식으로(~에 처함 등) 적혀 있다. 실제로 실화(失火)와 방화(放火)를 어떻게

구분하고, 엄격하게 선을 그을 수 있는지 궁금한데, 어쨌든 각 경우에 해당하는

처벌과 벌칙금 액수가 적혀 있다.  

 

팔당 예봉산에 걸린 현수막은 방화와 실화 외에 과태료 100만원 짜리 불 피우는

행위도 경고하는데, 이는 아마도 버너로 물을 끓인다든지 하는 산불로 번지지 않은

작은 불을 피우는 경우를 말하는 것 같다. 라면 끓여 먹거나 삼겹살 구워 먹는 이들은

원칙적으로 1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말로 보인다.

 

같은 산에 있는 다른 현수막은 불을 피우는 게 아니라 놓는다고 표현하고 있고,

과태료도 반값인 50만원이라 적혀 있다. 어감으로는 불을 피우는 것보다 불을 놓는 게

훨씬 무거운 행위일 것 같은데, 과태료는 거꾸로다.^^ 현수막을 걸은 시기가 차이가

있는지 숫자가 조금씩 다르게 나와 있다.

 

용인 수지 광교산 자락에 걸린 현수막은 빨간색이긴 하지만 조금 부드러운 어투로

적고, 산에서 불을 피우거나 불을 가지고 들어가는 행위, 담배를 피우거나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로 조금 더 세분해 놓았는데, 흥미롭게도 과태료는 기억하기 쉽게 똑같은

100만원 이하. 큰 돈이라면 큰 돈인데, 산불이라는 어마무시한 결과에 비하면

그리 큰 벌금도 아니다 싶었다.  

 

산행 과태료 3종세트 (8/3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