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데서나 잘 자라는 민들레
Posted 2015. 5. 2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이름이 주는 어감으로는 최상급이고, 생김새도 제법 준수한 편이지만 제대로
대접 받지 못하는 꽃 중 하나가 민들레다. 꽃이 작은데다 너무 흔해서이기도 하고,
아무데서나 잘 자라기 때문인데, 그래서 그런지 요즘 산길을 걷다 보면 도처에서
민들레를 볼 수 있다. 바위 옆이나 길 한가운데 그야말로 전문용어로 무소부재
(無所不在)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흔하디 흔한 꽃이다.
노랗고 길다란 꽃잎이 수북한 게 조금만 컸으면 더 대접 받았을 텐데 키가 작고
흔해 봄꽃들 가운데 별로 주목을 받지 못했다. 뿌리가 깊어 밟혀도 잘 죽지 않는 탓에
민초(民草)를 상징한다고도 하고, 한방이나 민간에서 이런저런 약재로도 쉽게 많이
쓰이고, 차로도 마셔 이래저래 친근한 꽃인데 그만큼 귀히 여김을 받진 못해 왔다.
아무데서나 잘 자라는 민들레가 어떻게든 눈에 띄어보려는지 산길에 무리지어
있다가 등산로에 홀로 그리고 둘씩 짝지어 피어났다. 확실히 여럿이 있을 때보다
잘 보였고, 도저히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그런데 왜 민들레들은 밟힐 위험을 감수하면서도 길 한가운데서 솟아났을까?
설마 꽃인데 밟기야 하겠어, 하는 강심장과 등산객들의 양식을 믿기 때문일까?
아니면 그까이꺼 밟혀도 바람에 날려 흩뿌려져 다시 제2, 제3의 민들레를 피워낼
홀씨가 있기 때문일까? 다음에 보면 물어봐야겠다.^^
'I'm wandering > 동네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에 두었던 나무는? (2) | 2015.06.05 |
---|---|
붓꽃, 펜꽃, 아이리스 (2) | 2015.06.03 |
조금 비어도 괜찮다 (2) | 2015.05.24 |
은은한 대조 (2) | 2015.05.23 |
아무렇게나가 아니구나 (2) | 2015.05.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