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은한 대조
Posted 2015. 5.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은고개 끝부분 애마오리 앞에 차를 대고 엄미리 등산로로 남한산성을 오르다 보면
중간에 위례 둘레길과 만나고, 좀 더 올라가면 벌봉 갈림길 이정표가 서 있는 남한산성
외성(外城) 성곽이 보이기 시작한다. 별로 높지 않은 산성의 외성 성곽은 아래층은
큰 돌을 써서 단단히 받치고 있지만, 윗쪽은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부서지거나
무너져 삐뚤빼뚤하게 서 있다.
산성 안으로 들어가 성곽 주변을 걷는 것도 좋지만, 일단 다 왔다는 안도감에선지
아래쪽에서 바라보는 이 풍경이 참 보기 좋다. 가을 단풍 때와 눈 덮힌 설경도 볼만
하지만, 신록(新綠)이 녹음(綠陰)으로 변해 가는 이 즈음의 풍경은 압도적인 녹색과
부분적인 꽃 색깔이 은은한 대조를 이뤄 편안한 느낌을 선사한다.
진달래와 철쭉이 피어 있던 이 길도 5월 중순이 되면서 거의 지고 겹벚꽃 몇 그루만
보였는데, 그보다 색이 진한 병꽃나무, 그 중에서도 선홍색의 붉은병꽃나무가 신록들
사이에서 다른 색조로 눈을 끌었다. 이름도 특이한데다가 길다란 꽃이 늘어지듯 아래로
향하고 있어 꽃과 나무 이름 잘 외우지 못하는 나도 쉽게 잊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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