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순천여행 2 - 순천 선암사
Posted 2015. 5. 7.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아내의 친구 중에 광주가 고향인 이가 여수 순천 가는 길에 꼭 들리랬다면서 추천한 선암사(仙巖寺)는 조계산(884m)에 있는 오래된 산사(山寺)이다. 조계종이 아닌 태고종 총림(叢林,
산사 나들이는 지나치게 꾸며놓지만 않으면 웬만하면 늘 기본은 되는데, 선암사 풍경은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일부러 찾아가서 둘러볼만한 매력을 품고 있었다. 이십여 채가 넘는 전각(
산사에 이르는 길은 돌담을 잘 쌓은 개울과 커다란 나무로 청량감을 더해 주는데, 한여름 피서로 이만한 데도 없겠다 싶었다. 정갈한 자연미가 느껴지도록 살짝 다듬어 놓았을 뿐 크게 꾸미지 않은 연못에선 옛스님들의 안목이 새삼 높게 느껴졌다. 흔해 보이는 이런 풍경들은 사실 어디다 내놔도 손색없는 아름다움을 선사했다.
강릉 율곡매, 구례 화엄사 매화, 장성 백양사 고불매와 더불어 우리나라 4대 매화로 꼽힌다는 이 절이 자랑하는 홍매화 선암매는 져서 볼 수 없었고 매실이 주렁주렁 달려 있었다. 그 대신 우리를 반겨준 건 왕벚꽃이라 불리는 겹벚꽃들이었다. 발길 닿고 눈길 돌리는 곳마다 아취(
아침부터 잔뜩 밀리는 고속도로를 빠져나오느라 조금 지친 상태로 접어든 선암사 나들이는 이것 하나만으로도 먼 길 온 보람을 느끼게 만드는 흡족한 시간이었다. 새삼 고찰(古刹)이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움과 저력을 느낄 수 있었는데, 계속 잘 보전돼 찾는이들에게 은은하면서도 묵직한 감동을 주는 명소로 남아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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