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매실과 오디
Posted 2015. 6. 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남한산성 벌봉 가는 엄미리 등산로에 이르려면 하남과 광주 경계를 이루는 은고개로
3km 정도 들어가서 애마오리 건너편에 주차하고 1km 정도 왕복 1차선 오르막 포장도로를
걸어 올라가야 한다. 주말에도 등산객이 별로 없어 자칫 밋밋하고 심심하기 쉬운 이 길이
양쪽에 있는 밭이며 농사 풍경들 때문에 사철 구경할 거리가 제법 된다.
그 중 봄철에 진분홍으로 소담하게 피어나던 홍매화나무가 있었는데, 꽃이 지면서
매실을 맺기 시작했다. 농장 안쪽에 있는 나무는 울타리 밖으로도 가지를 내면서 지나가는
이들이 마음만 먹으면 딸 수 있지만, 매주 꽃구경에 열매까지 눈을 즐겁게 해 주었기에
우린 손을 안 대기로 했다.^^
조금 더 가니 붉은 열매들 사이로 까맣게 변한 오디가 한창이다. 함께 걷던 아내는
오디를 보더니 반색하면서 까만 것들만 몇 개 골라 따서 입에 넣고 유년기의 추억을
곱씹기 시작했다. 이런 추억이 없는 나는 오디를 딸 줄도 모르고, 먹을 줄도 모른다.
실인즉 억어도 되는 건지 겁과 의심이 많기 때문이다.^^
'I'm wandering > 동네산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딸나무 단풍나무 꽃 (2) | 2015.06.10 |
---|---|
영롱한 물방울 (2) | 2015.06.07 |
마음에 두었던 나무는? (2) | 2015.06.05 |
붓꽃, 펜꽃, 아이리스 (2) | 2015.06.03 |
아무 데서나 잘 자라는 민들레 (2) | 2015.05.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