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롱한 물방울
Posted 2015. 6. 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한여름 몸을 홀딱 적시는 장마철 등산은 사양하지만, 안개비나 보슬비, 이슬비나
가랑비, 잔비와 실비 같은 비 내릴 때 하는 가벼운 우중(雨中) 등산은 잠시 머뭇거려지긴
해도, 일단 하기 시작하면 그만한 보람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그 중에서도 풀잎에 맺힌
영롱한 물방울 구경은 흔한듯 흔치 않은 구경거리다.
남한산성 벌봉 나들이는 가벼운 등산에, 슬슬 걸으면서 꽃과 나무 구경하는 재미가
그만인데, 비 오는 주말 아침엔 기분 좋은 샤워를 마친 풀잎들이 꽃단장하고 맞아주기까지
했다. 보통 때 같았으면 아무런 느낌 없이 스윽 지나쳤을 풀잎에 알알이 맺혀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모습이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산길엔 흔하디 흔한 게 풀잎인지라 아무런 주목도 받지 못했을 길다란 풀잎들이
비가 내리자 임자를 만났다는듯 초롱초롱 빛나고 있었다. 이 순간만큼은 주위의 키 큰
나무들이나 꽃을 피워내는 다른 잎들이 별로 부럽지 않았을 것 같다. 다가가 자세히
살펴보니 물방울이 크기며 모양이 같은 게 하나도 없다. 어쩌면 이리도 다양하고
다채로운지 잠시 눈이 부시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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