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강의
Posted 2015. 7. 21.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
지난 주일 오후엔 색다른 경험을 했다. 서대문에 있는 홍은교회에서 QT세미나를 했는데,
청중이 늘 접하는 청년들이 아닌 노년층도 군데군데 보이는 중장년들이었다. 지난 겨울에
이 교회 청년부 수련회에서 한 강의를 들은 대학부 전도사가 퇴근길 운전하는 중에 장년
교우들을 위한 강의를 요청해 와서 불쑥 오케이했는데, 막상 가서 보니 내가 예상했던
것보다 연령대가 훨씬 높았던 것이다.
뭐, 가끔 오후예배나 수요예배 등에서 장년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안 해본 건 아니지만,
막상 이런 청중들이 기다리고 있을 줄은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터였다(사진엔 안 나왔는데
왼쪽에 앉으신 분들이 또 저만큼 있었다). 게다가 막 주일예배를 마치고 점심 먹고 잠이 오기
쉬운 시간대인지라 잠시 잠깐 이걸 어쩌지, 하며 혼미해질 뻔 했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차분히 머리를 굴렸다.
내가 임기응변 순간적으로 마련한 대책은 두 가지였다. 이럴 땐, 내가 저 회중 가운데
한 사람이라고 상정하고 앞에 서서 뻘짓하지 않는 것이고, 그 다음엔 청중과 호흡하며
(눈높이를 맞추며 반응을 살피고) 리듬을 타는 것이다. 다행히 내가 준비한 ppt 첫 화면은
한자 4자성어로 시작했는데, 이게 이분들의 관심을 끌었고, 거기서 시간을 벌며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었다.
그리고 중간쯤 됐을 때, 그러니까 강의가 전반부 QT맨(큐티하는 사람)이 되기 위한
이런저런 내용들을 다루고, 후반부 구역이나 셀 같은 소그룹에서 큐티를 나누는 공동체에
대한 것으로 넘어가기 전에 간단한 문제를 하나 주고 옆에 앉은 사람과 1-2분 정도 대화를
나누도록 했다. 보통 일방적으로 내내 듣는 것보다 중간에 얘기할 시간 주면 반응이
나쁘지 않은데, 아마 5분을 주었어도 모자랄 만큼 대화의 꽃을 피우는 것 같았다.
Anyway, 조는 사람 거의 없게 만드는 1차 미션은 성공한 것 같았다. 원래는 1시간
30분을 하라고 했지만, 이미 인도자가 찬양하는 데 10분을 썼고, 내가 앉아 있었더라도
조금 일찍 마쳐주면 좋아했을 것 같아, 기마이를 써서 10분을 일찍 마쳤다. 대략 난감이었던
시간이 대략 무난한 시간이 됐던 것 같다. 아, 아래 그림의 4자성어를 읽을 수 있으신가?
오른쪽 첫 자는 조금 헷갈리고, 왼쪽 첫 두 자는 도무지 안 읽혀지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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