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PM과 VPM
Posted 2015. 8. 9. 00:00, Filed under: I'm churching/더불어 함께요즘 안 보던 마봉춘의 <무한도전>을 보고 있다. 이 프로에서 2년에 한 번 하는
무도가요제 기간이기 때문이다. 뭐 아주 광적으로 보는 건 아니고, 그냥 열광하는
다른 식구들 틈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함께 웃어주는 정도다. 야구 한화 경기 주말중계
타임과 겹치긴 하지만, 뭐 야구야 노트북 켜놓고 소리 없이 동시에 볼 수 있으니까.^^
올해는 나와 이름이 같은 유재석이 박진영과 한 팀인데, 둘이 춤 연습하는 장면에서
재미있는 용어를 하나 배웠다. BPM이란 건데, 비즈니스 프로세스 매니지먼트의 약자가 아니라
beats per minute의 약자로 분당 심장박동수를 뜻하는 용어라고 한다. 날라리풍의 유재석은
신나게 BPM 130 정도의 춤을 추자고 하는데, 이는 다른 팀인 박명수도 매한가지다.
흥미로운 건 수많은 댄스 히트곡을 작곡하고 부른 박진영 선수도 BPM이 빠른 걸
선호할 것 같은데, 꼭 그렇진 않다는 것. 결국 그가 준비한 건 110 정도 되는 리듬인데,
신기하게도 유재석은 130으로 느끼면서 흡족해 하는 장면에서 모두가 빵 터지면서
이번 가요제도 예외없이 히트하리란 예감을 하게 만든다.
둘이 티격태격하면서 BPM 논쟁을 벌이는 걸 보면서 문득 VPM(voices per minute)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내가 떠올린 선수는 우리 교회 담임목사인데, 아는 게 많고 한 설교에서
전달하고자 하는 욕심이 많아 설교량이 제법 되는데다, 결정적으로 하이톤에 말도 빠른 편이라
설교를 듣다가 잠깐 리듬을 놓치면 저만치 가 있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설교 중에 성경 본문
읽을 때도 뭐가 그리 급한지 졸라 빠르게 치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글쎄 그의 설교 VPM은 최소 130은 되지 않을까 싶은데, 이쯤 되면 그 스피드를 받아
적기도 만만치 않고, 분량도 제법 될 것이다. 자신에게 익숙한 젊은 세대 청중만 생각하지 말고
슬슬 늘어가는 중장년층의 심박수를 조금 고려하면 좋을 듯 싶은데^^, 아직 젊어선지(?) 막무가내다.
물론 내용이라곤 없이 타령조로 질질 늘이는 실력 없는 설교가들이 범람하는 것보단 숨이
좀 차더라도 빠른 게 낫긴 하지만 말이다.
또 한 분 떠오르는 이는 윤종하 선생님인데, 평생 평신도 성경교사(Bible Teacher)를
자임하신 선생님은 말은 보통 빠르기였지만, 예화 나부랭이 같은 군더더기가 전혀 없고
버릴 게 하나 없는 정확한 관찰과 해석의 표본으로 여겨지던 어른이다. 녹음된 그의 메시지나
인터뷰를 녹취하다 보면 같은 한 시간 분량이어도 다른 이들보다 배 정도 되는 글자들이
나왔다. 아마도 VPM이 100 정도 되지 않았을까 싶은데, 너무 일찍 돌아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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