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을 보러 산에 오르다
Posted 2015. 9.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맑은 가을하늘이 연일 펼쳐지고 있다. 창가에 서서 내다보거나 거리를 걷다 건물들
사이로도 확인할 수 있지만, 제대로 된 가을하늘 감상은 역시 산 위가 제격이다. 나무숲이
사라지는 탁 트인 능선에서도 볼만 하지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포인트는 산꼭대기
바위 위다. 위 아래가 대비되면서 시원하기 그지없다. 산 위에서 구름과 놀다 (9/23/14)
맑은 하늘을 돋보이게 만드는 건 역설적이게도 구름이다. 구름 한 점 없이 온통
맑기만 한 하늘은 외려 적막하다 못해 삭막해 보인다. 너무 퍼져 지저분해 보이지
않으면서 약간 특징적인 모양을 한 구름이 떠 있는 하늘은 맑고 파아란 하늘과 적절한
조화를 이룬다. 너무 심심하지도 않고, 너무 번잡하지도 않으면서 서로를 돋보이게
만드는 멋진 이중주를 들려주기 때문이다. 구름 좋은 날 - 검단산 (8/29/13)
일출이나 석양에 물든 구름처럼 입이 딱 벌어질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요즘 같은
구름 풍경이라면 산에 오르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날씨만 좋으면 구름이 많으면 많은대로,
적으면 적은대로 볼만한 풍경을 이룬다. 모락산 사인암에선 관악산과 수리산, 청계산을,
하산길 전망대에선 청계산과 바라산, 백운산이 잘 보이는데, 산세에 따라 구름도 다른지
산봉우리들 위로 노니는 구름도 한 하늘 아래 서로 다른 풍경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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