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스초 일본공산당 사무실
Posted 2016. 5. 10.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
이번에 오사카에서 에어비앤비를 통해 묵었던 숙소는 에비스초(恵美須町)역 앞에 있는 작은 아파트였는데, 은혜와 아름다움이란 혜미를 에비로 읽다니 조금 거시기했다.^^ 브라운 라인(Brown Line, 사카이스지 선이란 이름보다 색으로 구분하는 게 편하다) K18번 역인데, 지하철에서 올라오면 1분 거리에 있어 이동하기 편했다.
셋째날 새벽, 전날의 피로에 단잠을 자고 한 시간 정도 숙소를 중심으로 동서남북으로 두어 블럭씩 한 바퀴 돌아보는 동네 산책을 했다. 여행이란 게 평소보다 엄청 많이 걸어 피 곤해서 잘 못 일어나서 그렇지, 낮과 밤의 다운타운 구경이나 유명 관광지 유람 못지 않게 숙소 주변 동네를 어슬렁거리면서 산책하는 건 놓칠 수 없는 재미 가운데 하나이다.
산책을 마치고 길을 건너 숙소로 돌아오는데, 분홍색 담벽으로 눈에 띄는 건물이 우리 숙소 옆에 보였다. 지하철역 입구와는 반대편이어서 그리로 갈 일이 없어 며칠 다니면서도 못 보던 건물이다. 후보자 얼굴이 들어간 선거벽보가 몇 장 붙어 있었는데, 그 가운데 아베가 추진하는 전쟁법을 폐지하는 국민연합정부를 만들자는 구호가 보였다.
아직 이른 시간인지라 셔터가 2/3쯤 올라간 문 위에는 일본공산당이란 손으로 쓴 빨간 글자 간판이 달려 있었고, 눈에 잘 보이는 위치에 "주민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정치를" 정도로 이해되는 슬로건이 걸려 있었다. 정당의 지구당사쯤 되는 모양인데, 다른 당도 아니고 우리에겐 낯선 공산당 사무실을 바로 앞에서 보니 느낌이 묘했다.
일본 공산당은 근 백 년 전인 1922년에 창당해 2차 대전 이후 1945년에 합법화 됐으며, 2014년 기준으로 참의원 11석, 중의원 21석을 차지해 자민당, 민주당, 공명당에 이어 원내 제4당이다. 전국적으로 2만여 개의 지부가 있다고 하며, 전쟁법 개정 반대, 소비세 증세 반대, 원자력 반대 등 각종 반대를 내세우며^^ 집권 여당과 각을 세우고 있다. 그러니까 우리가 생각하는 머리에 빨간 뿔 난 친구들은 아니며^^, 래디컬 진보쯤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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