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루터교회당
Posted 2016. 5. 8.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오사카성에서 한참을 걸어서 점심을 먹으러 하루코마 스시집(4/28)에 가려고 지하철역을 찾는데, 멋지게 지은 NHK 오사카 방송국(아래 사진) 맞은편에 빵모자를 쓴 아는 형님 얼굴이 들어간 멋진 배너가 현관에 붙어 있는 건물이 눈에 띄었다. 이렇다 할 장식이나 꾸밈이 없는 현대식 7-8층 건물이었는데, 오사카 루터교회(Japan Evangelical Lutheran Church)였다.
마르틴 루터 얼굴과 함께 내년 그러니까 2017년이 종교개혁 500주년이 되는 해라는 걸 알리는 배너 맨위엔 요한복음의 첫 구절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가 적혀 있었다. 루터가 염원했던 종교개혁 정신이 어디에 연원하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사용한 컬러나 폰트며, 전달하려는 이미지나 메시지 등에서 흠 잡을 데 없이 잘 만든, 눈에 확 띄는 배너였다.
개신교 인구가 많지 않은 일본에서 루터 교회는 우리나라처럼 그리 크지 않은 교세라 지나가면서라도 보게 된 게 신기했다. 평일이지만 문을 열어놨을 수도 있겠다 싶어 열어보니 역시 잠겨 있지 않아 내부를 잠시 구경할 수 있었다. 2백 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장의자가 2열로 놓여 있고, 정면에 커다란 십자가를 걸어 놓긴 했지만 천장이 높고 강단이나 회중석에 별다른 꾸밈이 없고, 자연 채광을 활용하는 소박한 교회당이었다.
오른쪽 창문들엔 스테인드 글라스 장식을 해 놓았는데, 단순하고 모던한 이미지들을 사용했다. 회중석 장의자는 밝은 원목에 얇은 쿠션을 깔아 놓았는데, 우리네처럼 좌석 앞에 성경 찬송가 놓는 공간을 따로 두지 않아 전체적으로 소박한 느낌을 주었다. 시멘트나 콘크리트가 아니라 마루를 깔아 놓은 바닥은 정갈해 보였다.
교회당 규모로 봐서 건물의 한 부분만 사용하는 것 같았는데, 다른 입구엔 루터란 호텔이라 써 있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180개 객실이 있고, 평이 괜찮은데, 교회가 호텔업을 겸하는 건 아닐 테고, 루터 교단에서 운영하거나 아니면 이름만 같이 쓰고 독립된 운영주체가 있을 것 같다. 예전에 남대문에 있는 상동교회 부지에 들어선 빌딩에 교회가 쓰는 층 말고는 지금은 없어진 새로나백화점이 들어섰던 것과 비슷한 경우일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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