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니 받거니
Posted 2016. 6.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지난주 토요일 집앞 검단산에 갔다가 내려오는 길에 키가 크고 빽빽한 낙엽송 지대를 지나왔다. 완만한 경사가 계속 이어지고, 다듬지 않은 큰 돌이 얼기설기 박혀 있어 내려올 때 발바닥이 조금 아파지기도 하는 구간이다. 정상까진 보통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올라간 다음 다시 한 시간 이상 내려와야 하니 다리가 풀리고 발바닥도 슬슬 아파오면서 터덜터덜 걷게 되는 지점이다.
지친 걸음으로 슬슬 내려오는데, 저 앞쪽으로 커플로 보이는 한 쌍이 도란도란 알콩달콩 정겨운 시간을 갖는 모습이 목도됐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대화를 나누어서인지 별로 피곤해 보이지 않고 여유만만이었다. 배낭은 남성만 맸는데, 둘 다 평범하고 수수해 보이는 복장이지만 노란색 셔츠를 입은 여성 때문에 사진에 포인트가 생겼다.
산처럼 싱그러워 보이는 이 커플은 대화도 주고 받고, 제스처와 웃음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산행을 마무리하고 있었는데, 아마 무엇보다도 마음을 서로 주고 받았음에 틀림없다.^^ 함께하는 내내 뭔들 즐겁지 않았으랴. 산길에서 마주치는 이런저런 커플들에 견줘 도드라보이지 않으면서도 뒤지지도 않는 정겨운 순간을 연출해 낙엽송 구간이 더 빛이 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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