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산 개망초 한창이다
Posted 2016. 6.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하남엔 검단산(657m) 말고 객산(301m)과 이성산(209m)이란 야트막한 동네산들이 있는데, 위례 둘레길이 조성되면서 둘 다 산길로 남한산성까지 연결된다. 덕풍골에 있는 약수터 학유정에서 이성산성까지 2km 남짓 되는 둘레길을 토요일 낮에 아내와 걸었는데, 30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 지칠 뻔 했지만 여기저기서 군락을 이루며 피어 있는 개망초들이 눈을 즐겁게 해 주었다.
지천에 널려 있고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어 이런 이름으로 불리는 꽃이지만, 꽃 자체는 귀엽고 예뻤다. 보통은 평지나 산길 초입에서 많이 피어나는데, 여긴 얕은 산이긴 해도 산 정상부에서도 군락을 이루며 피어 있는 게 신기했다. 그것도 몇십 미터에 이르는 폭으로 상당히 넓게 분포돼 있어 하나의 풍경을 이루고 있었다. 처음 두 사진은 아내가 휴대폰으로 찍은 건데, 검단산과 저 멀리 팔당 예봉산을 배경으로 전체 풍경을 잘 담아 빌려왔다.
언덕 위에 있는 약수터 입구 공터에서 아파트 단지들을 배경으로 피어 있는 개망초들은 키가 1미터는 기본이고, 그 이상 되는 것들도 많았다. 30분 정도 둘레길을 걸어 이성산 정상이 가까워오면서 저 앞으로 동산을 이루고 있는 개망초들이 탄성을 지르게 했다. 마치 커다란 왕릉을 꽃으로 수 놓고 있는 것 같았다. 꽃동산이 따로 없었다.
아랫쪽에서 보는 풍경과 올라가면서 옆에서 보는 풍경, 그리고 올라가서 음미하는 풍경이 조금씩 다르게 다가왔는데, 공통적인 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개망초들은 누가 뭐래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것. 초여름 동네 산길 트레킹에서 자칫 이 개망초마저 없었더라면 조금 무미건조하고 심심할 뻔 했는데, 네가 있어 다행이었다. 봄철의 진달래나 철쭉 군락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차원의 평범하면서도 소박한 아름다움의 순간들을 선사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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