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함
Posted 2016. 7. 1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검단산 가는 길에 얼마 전에 카페가 하나 새로 생겼다. 등산객들이 많이 다니는 애니메이션고
4거리 다음 팔당대교 가는 4거리 코너에 있는데, 지금은 한적한 곳이지만 1-2년 안에 들어설 지하철
검단산역을 의식해 길가에 넓게 자리 잡은 모양이다. 외관은 카페라기보다는 넓은 정원이 딸린
전원음식점처럼 생겼는데, 아무도 카페의 존재를 못 알아볼까봐 또는 입구라는 걸 시위라도
하듯이 우편함을 여러 개 다닥다닥 달아놓았다.
편지나 고지서 등이 전자문서로 대체되면서 무슨 우편물이 있다고 이렇게 우편함을 멀티로
달아놓았는지 모르겠는데, 아마도 이런저런 모양들로 봐서 폼으로 이리 장식해 놓았을 가능성이
커 보였다. 아무것도 없거나 달랑 하나만 달아놓으면 허전해 보일까봐 뭔가 포인트를 준 것 같았다.
배달 온 우편 배달부 아저씨가 어느 우편함에 넣어야 할지 잠시 헷갈릴 것 같았다.^^
그 사이엔 이용객들이 서로 주고받도록 메모판도 달아놓았는데, 이것도 완전히 구식이다.
옛날엔 이런 게 필요했지만, 요즘엔 거의 카톡 메시지로 바뀌었음에도 이것 역시 폼으로 또는
추억환기용 소품처럼 보였다. 하긴 옛날 같으면 딱 공중전화가 서 있을 자리인데^^, 불과 20여 년
사이에 이런 게 추억의 물건과 풍경이 될 정도로 우리네 생활이며 문화가 온통 달라졌다.
우편함들 사이에 이곳을 찾는 손님들에게 정말 요긴해 보이는 물건이 하나 설치돼 있었다.
주유 레버처럼 잡아당기면 슉~ 소리를 내면서 바람을 내뿜는 등산화 먼지털이인데, 등산객들이
주로 이용할만한 위치에 있는 데 착안해 설치한 모양이다. 그 밑엔 그걸 작옹시키는 소형 발전기가
번듯한 지붕 아래 자리 잡고 있었는데, 우편함은 공을 치는 날이 많아도 이건 드나드는 등산객
손님들에게 요긴하게 쓰일 것 같았다. 이래저래 머리 많이 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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