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 너덜구간
Posted 2016. 7. 1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최근 한 달 간 검단산(657m)을 두 번 오르면서 이 산에도 너덜 구간이 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됐다. 돌이 많이 흩어져 깔려 있는 비탈을 너덜이라고 하는데, 등산로에서 이런 길이 이어지는 곳을 너덜 구간 또는 너덜 지대라고 통칭한다. 주로 크고 작은 바위들이 연이어 나타나면서 보통의 산길에 비해 약간 걷거나 오르는 데 번거로워 주의와 집중을 요구한다. 산에 따라 너덜 구간이 길게 이어지기도 하고, 짧게 나타났다 사라지기도 한다.
주등산로 격인 애니메이션 고등학교 방면이나 유길준 묘역 방면, 그리고 산곡초등학교 방면 모두 이렇다 할 너덜 구간이 없어 순탄한 편이었는데, 그러다보니 조금 심심하기도 해 한동안은 가까워 다니기 편한 이 산을 두고 부러 다른 산을 찾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번에 너덜 구간이 있다는 걸 알게 됐으니, 발견의 기쁨(Joy of Discovery)이 제법 컸다. 더군다니 이 구간 전까진 한 시간 정도 계속 오르막길이라 조금 지치고 힘이 빠진 상태에서 만나게 되니 새로운 탐구정신이 샘솟게 된다.
중간에 두어 번 로프 구간이 있는 것도 흥미로운데, 꼭 로프에 의존해야 할 정도의 난코스는 아니지만, 안전을 위해 설치해 두었을 테니 붙잡고 올라가게 되고, 특히 눈비 내린 뒤나 하산시엔 아주 요긴할 것 같다. 바위에 고정시킨 장치나 로프 상태로 봐서 설치한 지 얼마 안 됐거나 최근에 교체한 듯 상태가 좋았다. 이 너덜 구간의 장점 중 하나는 바위들 때문에 큰 나무들이 떨어져 있어 중간중간 아랫쪽 전망을 볼 수 있다는 점인데, 산행중에 이런 구간 만나면 즐거워진다.
이 너덜 구간은 정상이 1.45km 정도 남았다는 이정표 조금 지나서 시작돼 1km 남았다는 데까지 이어지니 길이는 3백여 m, 고도는 1백 m 정도, 시간은 10분 정도 소요된다. 옆에 있는 계단 구간으로 오르내릴 때보다 조금 돌아가야 하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는데다 덤으로 주변 경관도 볼 수 있으니 충분히 다닐 만한 코스다. 여기서 정상까진 1km를 더 걸어야 하는데, 다행히 평탄한 길이 이어져 15분 정도 천천히 걸으면 등정의 기쁨을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