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꽃
Posted 2016. 7. 1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바위 밑에서 자라기 시작해 바위 한 쪽을 뚫고 당당하게 자라 바위보다 더 눈길을 끄는 소나무
같은 나무들도 대단하지만, 갈라진 바위 틈새, 그것도 세로로 길고 좁게 파인 틈에 살짝 쌓인 흙속에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풀이나 꽃들을 보면 생명력에 경이와 경탄을 금할 수 없을 때가 많다. 검단산
너덜 구간 바위 틈새 윗쪽엔 진달래로 보이는 이파리들이, 아랫쪽엔 쬐만한 별꽃 모양의 괭이밥
같은 게 숨어 자라고 있다가 나와 눈이 마주쳤다.
아마 초록색 잎들만 피어 있었더라면 보긴 보더라도 큰 감흥은 없었을 텐데, 노란색 작은 꽃
몇 송이가 발길을 끌어당기고, 카메라를 들이대게 만들었다. 손톱만큼 작았는데, small is beautiful이라고,
커다란 바위와 대조되면서 더 예뻐 보였다. 자세히 보니 다들 꺼려하는 저 자리가 잔 가지며 낙엽이며
이것저것 많이 쌓여 있는 게 괭이밥에겐 더 없이 푹신하고 편한 명당 자리였나 보다. 혹독한
조건을 견뎌내면서 피어난 게 기특해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오래 바라봐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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