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산행
Posted 2016. 7. 2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요즘 자주 가는 학유정 약수터에서 이성산성 가는 길에 지나게 되는 외곽순환도로 위로
나 있는 하남 위례교 앞엔 커다란 펼침막 하나가 붙어 있다. 여성 등산객들을 대상으로 혹시라도
모를 사고나 위험에 대비해 혼자 다니지 말라는 안내다. 하도 세월이 하수상하다 보니 이런
안내문을 내걸어 주의를 환기시키는 모양이다.
호젓한 산길을 혼자 다니다 보면 건장하고 멀쩡한 이들도 예외가 아니고 남녀노소 누구나
두려운 순간이 올 수 있는데, 여성 등산객들에겐 위험 가중치가 더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 만든
풍경이다. 그렇다고 등산이나 산책을 할 때 꼭 팀을 이루어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도
없는 상황에서 이런 주의문을 보게 되면 안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찝찝한 느낌마저 든다.
펼침막 바로 옆엔 방범용 CCTV와 비상호출기도 설치돼 있었는데, 등산 중 위험이란 게 이런
공개된 장소보다는 으슥한 곳에서 생기게 마련이니 이런 장치들은 실제 상황의 긴장감을 더해
주면서 경각심을 갖고 예방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험준한 산도 아니고 한두 시간 쉬엄쉬엄
다니는 완만한 동네산, 둘레길에서도 이런 안내문을 심심찮게 봐야 하는 세상이 됐다는 게
안타깝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처럼 이렇게 펼침막-CCTV-비상벨 3종 세트를 설치해 놓진 않았어도 내가 가 본 미국과
뉴질랜드, 남아공, 홍콩에서 가 본 산에서도 안전은 순전히 네 책임(Safety is Your Responsibility)
이란 안내판을 볼 수 있었다. 따지고 보면 산에서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위험은 언제 어디서나
대비해야 하는 상수가 됐다.
누구나 길을 잃어버릴 수 있다 - 2014 요세미티 (9/5/14) 2012 Zion Canyon (8/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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