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중 헬스장
Posted 2016. 7. 3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덕풍골 학유정 약수터에서 이성산성 가는 둘레길에 접어들어 10분 가다보면 빠르게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서 갑자기 넓다란 공터가 나온다. 조금만 더 가면 외곽순환고속도로
위로 나 있는 하남위례교를 앞둔 지점이고, 왼쪽으로 가면 배드민턴장이 나온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산길이라 완만한 경사가 있게 마련이라 이렇게 양쪽 폭이 30미터 가까운 작은 운동장만한
넓직한 공터가 있을 정도로 평평한 데는 흔치 않은데, 여기에 벤치와 함께 철봉, 평행봉, 역기 등
이런저런 운동기구들이 놓여 산중 헬스장이 됐다. 아마 둘레길을 조성하면서, 아니면 그 전부터
동네 사람들을 위한 가벼운 운동시설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중간중간 나무들이 서 있기도 하고,
밑둥만 남겨 놓기도 해서 탁 트인 산중 분지(盆
봄가을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찌는듯한 삼복 무더위를 지나고 있는 요즘 등산길에 보면
두어 사람이 앉아 쉴 뿐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이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그나마 더위가 덜한
아침 저녁 나절엔 인근 아파트단지 주민들 가운데 나이 드신 분들이 운동삼아 예까지 마실와서
철봉에도 매달리고 웃몸도 일으키고 몸통도 돌려볼 것 같기도 하다.
이런 데 꼭 필요한 시설 중 하나가 거울이다. 금이 가긴 했지만 전신을 비춰볼 수 있는 거울이
마침 한쪽 구석에 세워져 있었다. 관리가 잘 안 된듯 거울 표면이 깨끗하게 닦여 있진 않았는데,
그 앞에 서 보니까 그 이유를 짐작할 수 있었다. 전신을 선명하게 비춰주는 거울이 필요한 자리가
아니었다. 그저 운동이나 등산 후 지나가면서 땀 흘린 자신을 멀찍이 한번 힐끗 비춰보면서 흩어진
머리카락 정도 바로 하면 되지, 젊었을 때처럼 적나라하게 바라볼 건 아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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