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찍한 제안
Posted 2016. 7. 24.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두어 달 전에 같은 층 옆 사무실에 사진관이 하나 생겼다. 프렌차이즈 건강식품 판매점이 있던
자리인데, 요즘 같이 누구나 손 쉽게 스마트폰으로 찍어대고 인화된 사진을 간직하지 않게 된 때에
사진관이 되겠나 싶었지만 속사정은 알 수 없다. 지금은 거의 없어진 코닥이나 후지 같은 사진 현상소는
아니고, 밖에서 얼핏 보니 깔끔하고 단출하면서도 세련되게 스튜디오를 꾸며 놓았다.
재밌는 건 가게 이름인데, 이름하여 참 좋은 사진실이다. 그 흔한 외래어 하나 쓰지 않고, 평범해
보이지만 부를수록 익숙해지는 참 좋은^^ 사진관이다. 한자에서 볼 수 있듯 사진실(室)은 사진관(館)
이라 쓸 때보다 일단 규모면에서 소박하고 심플한 느낌을 준다. 밑에 병기해 놓은 영어 이름도
Awesome Photoroom인데, 꽤 감각 있게 지은 것 같다. 개업 때도 떡을 돌리지 않고 수제 쿠키를
보내왔길래 음~ 제법이다 싶었다.
며칠 전에 이 가게 앞에 여름 휴가를 알리는 예쁜 손글씨 안내문이 붙었다. 참 좋은(네가) 참 좋은^^
여름휴가를 며칠 갖는다는 내용이었는데, 마지막 대목에서 빵 터졌다. 자기네가 휴가 간 줄 모르고
찾아와 헛걸음한 고객에게 미안한 마음을 보상하려는지 이 안내문을 찍어오면 10%를 할인해 준다는
깜찍한 제안이었다. 고객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마음이 느껴지는 이 정도 센스면 뭘 해도 잘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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