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리, 허드슨 강의 기적(Sully)
Posted 2016. 10. 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개천절 휴일엔 아내와 스타필드 메가박스에서 <설리, 허드슨강의 기적>을 봤다. 보온병에
커피 타서 담고 룰루랄라 걸어가서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게 실실 웃음이 나왔다. 요즘 영화관은
휴일은 더 비싸게 받는지 만2천원이라 의아했는데, 컴포트룸이란 격상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영화 보기 전 대기하는 곳이 웬만한 카페 저리 가라 할 정도였는데, 슬리퍼와 담요도 대여하는 등
(물론 음료는 유료), 천 원 더 주고 대접 받는 느낌이었다.
Anyway, 중요한 건 영화인데,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톰 행크스를 써서 잘 만든 영화였다.
2009년 1월 15일 한겨울에 승객과 승무원 155명을 태우고 뉴욕에서 샬럿으로 가던 US Airways
1549편이 이륙 2분 뒤 새떼와 충돌해 양쪽 엔진이 고장나면서 인근 공항으로 회항하라는 관제탑의
지시를 이행할 상황이 아니란 기장의 판단으로 센트럴 파크 인근 허드슨강에 불시착하게 되는
긴박한 과정을 그렸고, 24분만에 탑승객 전원이 구조되는 엄청난 사건을 다룬 재난극복 영화다.
언론이 영웅 탄생을 보도하는 가운데 국가운수안전위원회는 기장의 판단이 과연 적절했나를
두고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청문회 제소를 밀어붙이려 하지만, 결국 비상 상황에서 그걸 극복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인적 요소(human factor)라는 설리 설렌버거 기장의 한 마디로 상황은
종료된다. 이걸 두고 『아웃라이어』(Outliers)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을 말한 말콤 글래드웰은
한국판 번역에 맞춘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이 사건을 예로 들기도 했다.
내 취향에 맞는 웰 메이드 영화였고, 내용 전개나 배우들의 연기, 촬영 효과 등에서 합격점을
주기에 충분할 정도로 오랜만에 몰입해서 봤다. 그런데, 영화가 끝나 엔딩 크레딧이 흐르도록
내가 놓치고 있는 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아내의 한 마디가 귀를 때렸다. 세월호와 너무 비교된다는.
영화를 보는 내내 왜 나는 그런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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