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여행3 - 한 번쯤 순천만 습지 갈대밭
Posted 2016. 12. 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하루이틀 여행
이번 순천여행에선 첫날에 순천만 습지, 둘째날 드라마 촬영장-낙안읍성을 기본으로 동선에 따라 한두 군데를 더 둘러봤다. 작년 봄에 순천만국가정원을 둘러보고 갈대밭이 있는 습지로 가려다가 꽤 멀다는 말에 아쉽게 포기했는데, 사실 두 곳은 그리 떨어져 있지 않았다. 넓은 갈대밭 사이로 나 있는 워킹 데크를 걸으며 전망대까지 왕복 두 시간 정도 좌우로 둘러보는 풍경은 시원시원한 게 볼만 했다.
사진이나 TV 등을 통해 봐 오긴 했지만 막상 바로 현장에 와서 걸으면서 바라보는 갈대밭은 대단했다. 습지 수면으로부터 사람 키는 훌쩍 넘고 그 두 배가 넘는 것들도 있으니 수면 아래 있는 뿌리까지 치면 족히 5미터는 됨직한 갈대들이 빽빽하게 군락을 이루며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은 장관이었다. 진행 방향 표시 화살표는 순천만을 찾아드는 철새들을 형상화한듯 금방이라도 공중으로 날아가듯한 기세였다.
군계일학까진 아니어도 이웃한 갈대들 사이에서 삐죽 고개를 내민 건지 발치를 들고 있는 건지 주위보다 머리 하나는 큰 녀석들이 중간중간 눈길을 끌었다. 4시 조금 넘어 입장해 해 지는 순간을 만끽하려니 했는데, 오산이었다. 갈대밭을 지나 일몰을 볼 수 있는 포인트가 산 위에 있어 생각보다 멀었던데다, 남도의 늦가을은 예상했던 것보다 해가 짧아 5시가 안 됐는데도 벌써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일몰 자체도 볼만 했지만, 주황빛 해 기운이 갈대밭을 근사하게 채색하고 있었다.
누구나 일출과 일몰을 꼭 보고 싶어하지만, 같은 일몰 풍경이라도 갈대밭 저 멀리 산으로 해가 넘어가는 풍경은 더 특별해서인지 다들 갈대밭이 끝나고 시작되는 야산에 있는 용산전망대까지 부지런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부지런히 올라갔지만, 결국 일몰은 보조전망대에서 봐야 했다. 급한 마음으로 걸음을 서둘러 용산 전망대에 이르렀을 땐 해가 거의 넘어가기 직전이었는데, 순천만을 굽이도는 수면 위로 붉은 기운을 토해내고 있었다.
갈대밭으로도 유명하지만 순천만 습지는 철새 도래지로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데, 본격적인 철새 도래철은 2월 말이라고 한다. 철새는 못 보고 가나 싶었는데 그 마음을 알았는지 순천에 두 번 왔으면 많이 온 거라며 언제 다시 올 걸 기약하겠냐는듯, 이미 찾아 온 철새들이 물가에서 놀다 무리지어 날아가는 풍경을 연출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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