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썰어본 연어회와 꼬막
Posted 2016. 12. 2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크리스마스 디너로 트레이더스에서 연어 1kg(3만원)을 사 왔다. 구이용 토막이나 한 입 크기로 썰린 것만 사다가 통으로는 처음인데, 근 반은 넘고 두 근이 조금 안 되는 걸 들어보니 제법 묵직했다. 횟감을 집에서 썰어 보기는 난생 처음인데, 조금 미끌거리긴 해도 잘 손질돼 있는지라 크게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다. 도마 위에 길게 눕혀 일단 세로로 반을 잘랐다.
먹어본 감으로 식당에서 나오는 것보다 조금 두툼하게 썰었는데, 생각보다 잘 썰렸다. 식당에서 나오는 것처럼 균일한 두께는 아니고 삐뚤빼뚤했지만 제법 먹음직스럽게 두 접시 가득 썰렸다. 좀 더 보기 좋게 디스플레이해야 했지만, 시장이 반찬이었고, 연어회라는 고급진 메뉴에 식구들 모두 모양이 아니라 시간이 중요했던지라 그 정도는 눈을 감아 주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냉장고에 와사비가 똑 떨어졌고 마트도 휴일이라 간장에만 찍어 먹었는데, 다들 나쁘지 않은 눈치였다.
g가 친구에게 받았다며 꼬막을 한 봉지 가져와 간단히 씻어 삶았다. 순천 식당에서 먹었던 것보다 크고 실했다. 입을 벌린 것부터 먹고, 다물고 있는 건 힘을 주니 어렵지 않게 열려 다들 푸짐하게 먹었다. 초고추장 없이 그냥 먹었는데, 쫄깃하고 쫍쪼름한 게 끝내주는 맛이었다. 해감을 따로 안 했어도 싱싱하기만 해 접시 위엔 금세 꼬막 무덤이 쌓였다.
디저트는 에끌레어(Eclair)와 크리스마스 빵인 슈톨렌(Stollen), 그러니까 프랑스와 독일 빵들이 맡았다. 연어가 캐나다나 노르웨이 연안에서 잡혔을 테니 이번 크리스마스 디너는 유럽 풍으로 즐긴 셈이다. 이번에 처음 먹어본 에끌레어는 속에 쵸코 슈크림이 촉촉하게 들어 있어 달달했다. 반 개만 먹을까 하다가 한 개 반을 먹었다.^^ 동네 독일빵집에서 산 올해 슈톨렌엔 럼주가 조금 덜 들어가 아쉬웠지만, 커피와 함께 크리스마스 디너를 마무리하기엔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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