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동그랑땡
Posted 2017. 1. 2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설 전날 오후에 아내와 g가 본가에 가져갈 전 몇 가지를 만들었다. 동그랑땡과 동태전, 호박전, 새송이전인데, 예전보다 양을 줄여 간단하게 장만한 것 같다. 예전에 본가에서 어머님과 형수님은 커다란 채반 몇 개에 가득 담길 만큼 부쳐 돌아올 때 한가득 나눠주셔서 며칠 먹곤 했는데, 이제 그런 오래된 풍경은 우리집은 물론이고 많이들 사라져 가는 것 같다. 그래도 돼지고기 간 게 세 근이고, 동태 뜬 것도 네 근이 넘으니 보통 때 먹는 양과는 비교가 안 된다.
명절 음식인지라 하루 이틀 전부터 재료를 구입하고 부치기 전까지 준비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고, 역할을 나눠 부치는 데도 두세 시간은 족히 걸린 것 같다. 집안의 남자들이야 TV 보며 쉬다가 다 부치면 그제서야 기미상궁인양 젓가락 들고 간을 본다는 미명 하에 몇 개 집어먹는 호사를 누리고, 눈치껏 설거지 하는 정도로 생색을 내곤 한다.
여자들이 일하는 동안 TV 시청, 목욕탕 가기, 고스톱 하는 게 명절 시월드 남자들의 진상 3종 세트라는데, 그 정도는 아니라는 걸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다. 동그랑땡은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는데, 이번에 보니 남은 재료로 아예 커다랗고 두툼한 특대 사이즈 몇 개를 만들었다. 냉동실에 두었다가 두어 주 후에 저거 하나만 먹어도 배가 든든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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