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 엘리베이터 광고
Posted 2017. 3.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최근 가정교회에 새로 합류한 쌍둥이네가 양평에 새로 지은 아파트에 입주했다. 요즘
아파트들은 주차장을 지하에만 두어 층 두는데, 동별로 따로 만들지 않고 아파트 전체를
지하주차장으로 연결해 과거보다 주차공간이 넓어졌다. 새로 짓고 이제 막 입주가 시작된지라
주차장을 지나 엘리베이터 앞에 서자 신축 건물 냄새가 조금 났다.
엘리베이터는 이삿짐들을 나르면서 기스가 날까봐 안팎을 두꺼운 박스 종이와 천 등으로
두르고 박스 테이프로 이어붙여 안에 들어서자 조금 갑갑한 기분이 들었다. 내부는 입주자들의
이용을 기대하는 주변 업체들의 광고 찌라시로 다닥다닥 도배가 돼 있었는데, 관리사무소에서
통제하는지 색과 디자인은 중구난방이지만 A4 정도의 같은 규격이었다. 몇 개 안 되는
빈칸들도 자리 표시와 함께 광고 문의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물 들어 올 때 노 젓는다고, 관련 업체들은 특수가 예상되는 이 시기를 놓칠 수 없는 것이다.
입주자 입장에서도 이사 와서 정착하면서 소소하게 필요한 게 많을 터라 이런 광고물들은 서로
윈윈하는 것일 게다. 우리도 20여년 전에 지금 사는 아파트에 입주하면서 마트가 오픈하기 전
몇 달 동안은 유일하게 있는 근처 구멍가게에서 이것저것 필요를 채웠는데, 그때도 이런 광고
찌라시들이 있었지만, 이 정도로 도배하진 않았던 것 같다.
이것도 다 돈이라서 당연히 모든 광고물은 관리업체와 계약 후에 부착해야 하고, 낙서와
훼손에 대해서는 손해배상까지 청구하며 보호한다는 경고문까지 붙어 있다. 이런 찌라시도
아무나 아무데나 붙여선 안 되는 모양이었다. 옆 면은 돼도 타고 내리는 도어 면에는 절대 붙여선
안 된다며 금지를 크게 써 붙였는데 그건 잘한 것 같았다. 광고 홍수 속에서도 최소한의 숨쉴
틈은 남겨야 할 테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