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지마
Posted 2017. 3.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몇 주 전 주말 광화문 옆골목을 걷다가 공사 가림막에 누군가가 새겨 놓은 문구를 봤다.
뭔진 모르겠지만 강렬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한 번만 새겨 놓았다면 자칫 그냥 지나칠까봐
다섯 번이나 연속 새긴 걸 봐서 의도적인 작업이었다. 보는 이로 하여금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는
고딕체 글자였는데, 공사판 노동현장의 힘든 작업실태를 고발하는 건지, 아니면 정국을 빗대
뭔가 급박하게 말하려는 건지 모르겠지만, 뇌리에 새겨지는 인상적인 메시지였다.
출근길 외곽고속도로의 막히는 길 앞에서 번듯해 보이는 화물차 뒷면에 추월을 허락하는
재밌는 문구가 새겨 있었다. 손글씨처럼 다정해 보이는 광수체 글자는 유머러스해 보이면서
긴장을 풀게 만드는데, 만든 이의 센스가 제법이다 싶으면서 절로 미소짓게 만든다. 뭘 실어 나르고
있길래 천천히 가면서 뒷차들의 자연스런 추월을 허락하는 건진 몰라도 이런 차는 일부러라도
추월하고 싶지 않아 한동안 뒤에 붙어 졸졸 따라 달려주었다.
'I'm wandering > 잡동사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차판 (3) | 2017.05.06 |
---|---|
채염공방 색깔소금 (4) | 2017.04.12 |
봄이 오려나보다 (0) | 2017.03.12 |
신축 아파트 엘리베이터 광고 (0) | 2017.03.08 |
기록이 뭐라고 (2) | 2017.03.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