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대통령
Posted 2017. 4. 28.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지난 주말 청계광장에서 열렸던 세계 책의 날(4. 23) 기념 문화행사에 참여한 출판사들의 부스를 돌아보다가 재밌는 배너가 눈에 띄었다. "책 읽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는 참신하고 깜찍한 카피와 함께 이번 대선에 출마한 기호 1번부터 5번까지 주요 정당 후보자들의 책 읽는 사진이 선거벽보처럼 나란히 걸려 있었다.
그들의 개성과 취향 만큼이나 역시 5인5색이었는데, 포스터 사진으로는 어느 것 하나 넘치거나 기우는 게 없어 보였다. 평소 사진이라기보다는 연출된 포즈겠지만^^, 그래도 표를 달라며 오버하면서 열변을 토하는 유세 사진이나, 지식과 순발력 경연장 같은 후보 토론회의 긴장된 표정과 인상들에 비해선 다들 자연스러워 보였다. 어떤 모습이 이들 각자의 진면목인진 몰라도, 누가 되든 제발 이런 얼굴값들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포스터들을 보노라니 맨부커상 수상자인 얀 마텔(Yaan Martel)이 수상에게 4년간(2007-2011) 격주로 보낸 편지를 묶어낸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 Letters to a Prime Minister』(작가정신, 2014)가 떠오른다. 한국어판 서문에서 그는 대통령이었던 박 양에게 시와 소설, 희곡 등 픽션을 읽으란 값진 조언을 하면서 책을 읽지 않고 생각도 않는 캐나다 하퍼 수상보다, 책을 읽고 생각하는 미국 오바마 대통령을 본받으라고 했는데, 새삼 이이의 선견지명이 대단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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