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서전
Posted 2017. 6. 16.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해마다 6월 중순에 열리는 서울도서전을 첫날 다녀왔다. 늘 가장 눈에 띄는 부스는 열린책들이다. 외국 소설가들의 작품을 많이 보급해서 이들 유명 작가들의 캐리커처와 이름만으로도 멋진 디자인을 선보이며 발길을 끌어모은다. 도서 정가제가 시행되기 전엔 표지갈이만 한 소설책 구판들을 싸게 파는 이벤트로 발길을 끌어모으곤 했는데, 빨간색 도스토옙스키 소설책들도 그때 샀다.
올해 도서전의 특징 중 하나는 그 동안 끼지 못했던 독립서점들을 위한 코너가 따로 마련돼 20여 개성 있는 서점들이 전시 공간을 얻었다는 것이다. 출판사들만 아니라, 동네서점들도 소개하려는 의도인 것 같다. 일산의 Mr. 버티고 같이 서점주인이 책마다 추천하는 이유를 프린트해서 띠지로 둘러 놓은 데도 몇 곳 있었고. 멀리 속초에서 온 60년이 넘었다는 동아서점도 보여 반가웠다. 요즘은 책을 밀봉해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 마케팅이 유행인 듯 몇 군데서 이런 방식을 선보였다.
도서전은 사전에 등록하면 무료로 볼 수 있는데, 잘 까먹게 된다. 작년까지 3천원을 받던 도서전 입장료를 5천원으로 인상해 조금 비싸졌다 싶었는데, 티켓에 쿠폰으로 돌려주어서 도서전 기간 중 전시된 책들을 사는데 활용하게 하는 아이디어도 돋보였다. 그러니까 무료입장과 진배없지만, 둘러만 보지 말고 어찌 됐든 책을 좀 사도록 부추기는 실제적인 아이디어였다.
작년에 열린책들이 30주년 기념 세트를 낸 걸 도서전 기간중 낱권으로 풀었길래 9백면이 넘는 『핑거스미스』(박찬욱 영화 <아가씨>에 모티브를 준 소설)와 아직도 못 읽고 있는 『그리스인 조르바』를 9천원씩에 샀고, 남해의 봄날에서 나온 도쿄 서점가 탐방기를 사서 2만원 이상 사면 주는 한정판 자료집 『서점의 시대』를 받아왔다. 도서전에 나온 20개 동네 서점 주인들이 너댓 권씩 추천하는 책들을 카탈로그 형식으로 만든 건데, 책방들의 개성이랄까 가치 같은 것을 훑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I'm journaling > 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코엑스몰에 생긴 도서관 (0) | 2017.06.22 |
---|---|
세계 복음주의 지형도 (3) | 2017.06.21 |
매거진 B Muji 이슈 (0) | 2017.05.25 |
서울시 책방 지도 (2) | 2017.05.23 |
통과 (0) | 2017.05.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