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화 밑창
Posted 2017. 8. 2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사무실에 두고 점심 때 신고 다니던 등산화가 느낌이 이상하길래 벤치에 앉아 살펴보니 밑창이
벌어져 떨어지려 하고 있었다. 오래 신긴 했지만, 내 신발들 가운데 구두, 운동화 통털어 이렇게 밑창이
나가도록 신은 건 아마 중고등학교 시절 이후 거의 처음이지 않을까 싶다. 몇 년 산길을 신고 다녀
밑창이 닳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양쪽 앞뒤 접착부위가 벌어질 정도였다는 건 모르고 있었다.
이런 건 알뜰한 게 아니라 무심한 거다. 아니, 게으른 거다. 자칫 힘주어 밟고 오르내리다가 돌이나
다른 게 끼었다면 신발이 벗겨지면서 넘어지거나, 발목을 다칠 수도 있었을 텐데, 평소에 점검도 안 하고
룰루랄라 마냥 신고 다녔던 것이다. 아주 비싼 것도 아니고, 산 아래며 마트에도 널린 게 아웃도어
샵들이고, 온라인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한데 그놈의 귀차니즘 탓에 교체 시기를 놓친 것이다.
언제 구입한 건지 검색해 보니 어마무시하게도 2009년 8월에 산 거였다, 세상에나!(12/21/09)
물론 내내 이것만 신은 건 아니고, 중간에 한두 켤레 바꿔 신다가 집에 갖다 놓았는데, 아내가 깨끗이
빨아 놓은 걸 다시 꺼내와 신었던 거긴 해도, 어쨌든 너무하긴 했다. 알쓸신잡이 아니라 알쓸신발
(알뜰하면 쓸데없는)이라니.
따지고 보면 매일은 아니어도 자주 사용하는 용품이니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물건 중 하나인데도
그에 걸맞는 대접은커녕 마냥 소홀하게 지내왔다. 너무 그러는 것도 안 좋은데, 간만에 새로 하나 장만해
또 몇 년 신고 다녀야겠다. 아니면, 집에 있는 것도 바꿀 때가 됐으니 그걸 갖다 놓고 조금 더 신고,
아예 제대로 된 등산화를 하나 장만할까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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