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Posted 2017. 9. 26.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결혼 30주년을 맞았다. 다음 주간이 긴 연휴인지라 함께 여행 가기 딱 좋았는데, 1년 전부터 엄마와 여행계획을 세운 g에게 양보하고 기념여행은 내년에나 해야 할 것 같다. 결혼생활도 돌아볼 겸 두어 주간 팀 켈러(Timothy Keller) 부부가 결혼에 대해 쓴 책을 읽었다. 뉴욕 리디머 교회에 나오는 많은 미혼 젊은이들을 염두에 두고 에베소서 5장을 텍스트로 결혼의 의미를 모색하고 추구하는 책인데, 30년 결혼생활을 한 중고(中古) 기혼 커플에게도 이런저런 생각할 거리를 던져 주었다.
원제와는 조금 다르지만, 그리 나쁘지도 않은 제목을 달고 있는 『팀 켈러, 결혼을 말하다』(The Meaning of Marriage: Finding the Complexities of Commitment with the Wisdom of God, 2011, 두란노 역간)는, 결혼은 현실이고(part 1), 성장이고(part 2), 하나 됨(part 3)이라고 말한다. 이 책에서 첫 눈에 들어오는 인상적인 대목은 "우리 집에서 '의사 결정'을 할 때의 원칙들"이란 다섯 쪽 남짓한 부록이다.
1. 남편의 권위는(성자의 권리가 그러하듯) 스스로의 만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오로지 아내의 유익을 도모하는 데 사용한다.
2. 아내는 남편이 시키는 대로 따르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신 자원들을 활용해서 권한을 행사하는 존재다.
3. 아내는 남편에게 무조건 순종해선 안 된다.
4. 남편은 아내와 가족을 돌보는 목적으로만 머리로서의 역할을 감당한다.
추측컨대 이 대목은 부인인 캐시(Kathy)가 주도적으로 쓰고, 팀은 흔쾌히 동의했울 것 같아 보인다.^^ 4원칙을 풀어 설명하는 대목도 구구절절 동감과 공감을 불러 일으킨다. 유교적 관행과 미사여구 남발하는 주례사 대신에 이런 실제적이고 실용적인 어드바이스를 듣고 출발하는 결혼생활이었다면 어땠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물론 우리도 이렇게 살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 흉내는 내려 했던 것 같다. 다 현숙한 아내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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