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 무슬림 청년의 치열한 회심기
Posted 2018. 2. 4.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날 때부터 아흐마드파 무슬림(수니와 시아 양대 세력 외의 이슬람 분파 중 하나)이었던 파키스탄계 미국인 나빌 쿠레쉬(Nabeel Qureshi)의 자전적 회심기 『알라를 찾다가 예수를 만나다 Seeking Allah, Finding Jesus: A Devout Muslim Encounters Christianity』(새물결플러스/OMF, 2016)를 흥미롭게 읽었다. OMF 패밀리 멤버십(월 5천원 이상 후원시 이 선교회가 선교 관련 신간 도서들을 낼 때마다 보내주는 문서선교후원제도)에서 올해 처음 보내온 것이다.
20대 청년 쿠레쉬는 대대로 이슬람을 믿고 따르는 가정에서 훌륭한 무슬림으로 자라면서 자부심을 느끼다가 대학에 들어와 그리스도인 친구들을 만나 수년간 치열한 논쟁과 불꽃 튀는 변증을 주고받는다. 수년간의 지적, 영적 분투 과정을 통과하면서 급기야 이슬람의 문제점을 스스로 발견하고 회의하고 고민을 거듭하다가 회심을 경험하게 되는 과정이 리얼하고, 마치 소설처럼 박진감 있고 흥미진진하게 묘사돼 점점 다음 내용을 궁금하게 만들어 5백 면이 넘는 책이 앉은자리에서 읽혔다.
무엇보다도 문화적으로나 종교적으로 이슬람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는 독자들에게 무슬림의 마음과 생각, 라이프스타일을 내부자 관점에서 들려 주는 게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인데, 이슬람의 역사, 교리, 문화, 풍습, 신앙심 등을 조금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저자의 길고 진지하고 치열했던 회심기에 이어 권말에 챕터별로 전문가들의 논찬 10편과 아잔(무슬림의 기도시간을 알리는 소리), 하디스(전승으로 기록되어 내려오는 무함마드의 언행록) 등 이슬람 관련 용어 60여 개의 간단한 사전식 뜻풀이가 실려 있다.
마침 여검사를 공개된 장소에서 성추행했다는 전직 검찰 간부가 회개했다면서 세례 받고 간증하는 동영상이 TV 뉴스에까지 나돌면서 복음주의적 회개의 가벼움과 그 진정성까지 의심 받고 있는 터라 어쩔 수 없이 읽는 내내 비교가 됐다. 이런 회개도 있고 저런 회개도 있나 보다. 뒷표지에는 이 출판사 특유의 여러 사람 추천사 릴레이가 전개되는데, 출판사마다 홍보와 마케팅 전략이 다르겠지만 조금 어지러워 보이고, 결정적 한 방이 눈에 잘 안 들어온다. 과유불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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