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탑 장인의 해학
Posted 2017. 10. 27.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
이성산성 돌탑은 인근의 검단산 산곡 방면에 있는 장수탑(7/29/12)과 통일탑의 정교함엔 못 미쳐도 4-5 미터쯤 되는 높이로 제법 볼만한데, 검단산 돌탑과 다른 점은 상단을 누군가가 주기적으로 이렇게 저렇게 모양을 바꿔놓는다는 것이다. 지난 여름에 갔을 땐 크고 넓적한 돌 세 개 위로 그보다 작은 돌들을 마치 곡예를 하듯 쌓아 놓았는데, 사진 찍을 땐 몰랐는데 모니터로 보니 하단 돌 가운데 하나의 모양새가 특이했다.
오른쪽 귀퉁이에 파인 모양새가 마치 해태상 또는 앉아 있는 물개나 부엉이처럼도 보였는데, 일부러 저리 만든 건 아닐 테고, 돌탑 장인의 노련한 솜씨와 번뜩이는 혜안이 콜라보를 이룬 작품이었다. 클릭해서 크게 보면 더욱 그렇게 보이는데, 길가에 놓인 수많은 그렇고 그런 돌들 가운데서 어찌 저런 모양을 감별, 발굴, 작업할 수 있었는지 새삼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평범한 돌 하나로 웃음을 줄줄 아는 돌탑 장인(匠人)의 해학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