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ura 숲길 트레킹 3 - 바다 어귀 경치
Posted 2017. 12. 2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이 트레킹 코스는 준식과 폴이 고르고 서영이 앞서 인도했는데, 산길을 걷다가 바다를 만나고, 다시 산길을 걷다가 바닷가에서 끝나는 재밌는 길이었다. 산길에서도 키 큰 나무들을 많이 봤지만, 바닷가에 이르자 숲과 해안을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나무들이 반겨주었다. 날씨와 풍광이 좋은 오후 반나절을 숲길과 바닷가를 걷는 재미가 쏠쏠했고, 지난 열흘간의 수고를 지지하고 격려해 주는 것 같았다. 이 순간 결심했다. 그래, 내년에 다시 오자고.^^
오르내리막 산길을 걷다가 남태평양을 바라보며 평평하고 넓다란 백사장(白沙場)을 걷게 되자 새로운 풍경들이 눈에 들어왔다. 왜 이 길을 바다 어귀 풍경(Estuary Scenic)이라 부르는지 단박에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었다. 이쪽에서 출발하면 바다를 거쳐 산으로 들어가게 되고, 우리처럼 산길을 지나오면 이렇게 색다른 바닷길을 만날 수 있으니 천혜의 트레킹 코스가 아닐 수 없었다. 바닷물이 모래밭 위에 춤을 추듯 들어왔다 나갔다 자국을 남기고 있었다.
맹그로브는 아니지만 바다 어귀에서 자라는 나무들도 군락을 이루고 있었는데, 고사목들을 보는 것 같았다. 이 일대는 중간중간 들어가지 못하도록 테이프를 둘러놓기도 했는데, 가만히 보니 철새들이 노닐기 때문이었다. 새들에겐 더할나위 없는 먹이와 놀이터 역할을 하는 덴가 본데, 시간 여유가 있는 트레커들은 새 구경(Bird watching)도 덤으로 할 수 있겠다 싶었다.
서영과 의진이 출구를 찾지 못해 일행이 구글맵을 보면서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바람에 나만 신났다. 좀처럼 보기 힘든 바닷가 고사목들을 앵글과 배경을 달리하며 이렇게 저렇게 바라보면서 사진에 담을 수 있어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기껏 거든다는 게 만약 못 찾으면 온 길을 다시 돌아가자고 했는데, 등잔밑이 어둡다고 출구는 마을 쪽이 아니라 숲 사이 어렵지 않은 곳에 숨어 있었고, 지친 몸으로 돌아간 숙소엔 솔과 윤진이 차린 푸짐한 연어회와 홍합탕, 볶음우동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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