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리적 가격의 탄생
Posted 2017. 12.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지난 가을에 아내가 옷장을 정리하면서 춘추 자켓이 좀 오래 되고 낡아보여 바꿀 때가 됐다며
자켓을 하나 사라면서 30만원 정도에서 골라 보라고 했다. 평소 자켓을 즐겨 입지도 않거니와 입을
일도 많지 않아 차일피일 미뤘더니 안 되겠다 싶었는지 어느 토요일 함께 가자고 하더니만 적당한
걸로 하나 사 입혔다. 간절기인 3-4월과 10-11월에 입고 다니면 딱 좋아 보일 것 같았다.
그리고 두어 달이 지났는데, 스타필드 메가박스에 <러빙 빈센트>를 보러 갔다가 2층에 있는
이태리 스타일 옷집을 지나는데 Clearance Sale 문구에 발길이 향했다. 스타일이 괜찮아 전부터
종종 들리던 집인데, 눈으로만 즐길 뿐 막상 살 일은 없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마침 좀 더 얇은
재질의 자켓이 7만9천원이란 착한 가격표로 유혹해 와서 지난 번에 10만원쯤 남긴 걸 쓸 찬스가
왔다 싶어 괜찮은 걸 봤다며 들이대니 그러라 해서 뜻밖의 득템을 하게 됐다.
괜찮은 옷을 싸게 샀다 싶어 득의양양했는데, 애초의 가격은 얼마였을지 호기심이 생겨 스티커를
떼고 또 떼 보니(이상하게 이런 건 해 보고 싶어진다^^) 유럽에선 100유로 받던 걸 한국에선 20만원
받다가 16만원으로 내렸던 걸 다시 반으로 뚝 잘라 8만원이란 합리적이고 착한 세일가가 탄생한 모양이다.
세일에 세일을 거듭하면서 최종 가격이 형성되는 과정도 흥미롭다. 마음에 들어 최초 세일가에도
샀을 것 같은데, 60% 할인가에 샀으니 더더욱 4-5월과 9-10월에 즐겨 입고 다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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