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인지 가지인지
Posted 2018. 2. 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뉴질랜드 해변에서 윗쪽은 잎이 푸르고 멀쩡한데, 아랫쪽은 옆으로 길게 여러 가지를 뻗으면서 마치 고사목 분위기를 풍기는 나무를 봤다. 여러 그루가 한데 얽혀 자라는 겐지 도무지 한 나무라고는 믿어지지 않았고, 혹시 잘못 본 건가 싶어 좌우로 앞뒤로 오가며 살펴봤는데, 한 나무가 이리저리 얽히고설켜 복잡하게 보이는 거였다. 따로 봐선 도저히 아래와 위가 연결된 나무라고 여겨지지 않을 정도였다.
어떻게 이런 나무들이 이 일대에서 자라게 된 걸까. 바닷가 습지에서 자라면서 조수에 따라 물에 잠기기도 하는 맹그로브를 생각나게 했는데, 두툼하면서도 여러 갈래로 퍼진 게 왕성한 생명력을 가져다 준 것 같았다. 나무는 위로 가지를 뻗고 아래로 뿌리를 내린다는 통념을 깨는 유쾌한 도발로도 보였는데, 한참을 바라보다 보니 그런데 땅속에 묻혀 보이지 않는 이런 나무들의 뿌리는 또 어떤 모습일지 상상의 나래를 펴려다가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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