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강명 르포 - 당선, 합격, 계급
Posted 2018. 6. 7.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소설가 장강명이 쓴 르포 『당선, 합격, 계급: 문학상과 공채는 어떻게 좌절의 시스템이 되었나』(민음사, 2018)를 흥미롭게 읽었다. 가수 요조와 함께 진행하는 북21이 매주 만드는 팟캐스트 <책, 이게 뭐라고>에서 에피소드로 다뤄 알게된 책이다. 제목만으로도 화제가 됐던 전작 『한국이 싫어서』(2015) 등과 궤를 같이 하는 문제작 시리즈다.
대기업(삼성), 신문사(동아일보) 공채 시험을 경험하고 통과한데다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신문사가 공모한 소설로 소설가가 됐고(한겨레문학상), 또 거기서 몇 걸음 더 나아가 여러 고액상금 소설상을 수상한 작가라는 흔치 않은 이력의 소유자라 이런 책을 쓰기 딱 좋은 인물이란 점이 일단 흥미롭다. "2010년대가 되자 장편소설공모전 네 곳에 당선되는 사람도 나왔다. 나, 장강명."(54면)
목차의 구성부터 흥미로운데, 각 챕터마다 관련 인터뷰를 수록한 ○.5장을 배열해 쭉 읽어도 되고, 따로 읽어도 좋게 만들었다. 이런 이슈를 다루기엔 안성맞춤인 기자 출신 소설가란 정체성에, 2010년대 한국사회를 문제의식을 갖고 살아가는 지성인 면모도 유감없이 드러내(먹물이지만 당연히 꼰대는 아니다^^) 요즘 책치곤 두꺼운 편인 450면 가까이 되지만 술술 읽히고, 공감도 잘 된다.
당선, 합격, 계급이란 과거제도에 뿌리를 둔 한국사회의 뿌리를 건드리고 흔들어 보려는 과감한 도발에 반응은 예상했던대로 대체로 무시하기쯤 되는 것 같다. 괜히 이런 이슈 건드려 긁어 부스럼 만들고 싶지 않은 기득권층은 물론이고, 어떻게든 이 계급과 기회의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역전을 꿈꾸는 트라이층(내가 붙여본 말이다^^) 모두 현 시스템이 문제는 있지만, 속내는 걷어차거나 버리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의 문제의식이 묻히지 않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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