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서전
Posted 2018. 6. 24.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주말 오후에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도서전에 갔다 왔다. 작년부터 도서전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난데다 주말 오후여서 매우 북적거렸다(2017 서울도서전, 6/16/17). 천정에 높게 걸린 배너는 책의 해를 맞아 무슨 책을 읽느냐는 질문과 함께 셀럽들이 생각하는 독서의 의미와 가치를 한두 문장으로 적어 놓았다. 마음산책은 직원들이 기르는 다육이를 가져와 식물이 숨 쉬는 멋진 녹색 독서 공간을 만들어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었다.
서울도서전에 가면 늘 오른쪽에 있는 국제관들 가운데 프랑스관부터 가게 되는데, 불어를 할 줄 몰라 일일이 책을 펼쳐보진 않아도 디스플레이가 색달라 볼 게 많기 때문이다, 올해는 특히 여러 일러스트 작가들의 다양한 편집 스타일을 보여주려는듯 대표적인 작품들을 판넬로 전시해서 한참을 흥미롭게 구경했다, 이런 편집 스타일 아주 맘에 든다. 다른 쪽엔 프랑스 작가들과 함께 불어로 번역 출간한 한국 작가들의 얼굴을 한데 모아 소개하고 있었다.
안쪽 공간엔 '잡지의 시대'란 타이틀 아래 잡지들을 따로 전시했는데, 잡지가 안 팔려 고전하고 문 닫는 데가 속출하는 가운데서도 이런저런 잡지들의 로고를 보니 반가웠고, 처음 보는 잡지들이 이렇게 많았나 싶었다. 작년부터 지역서점, 동네서점들의 존재를 알리는 코너들이 새롭게 조명되는 가운데 10월 하순에 일주일간 열리는 행사 타이틀과 참여하는 작가들을 소개하는 코너도 흥미로웠다.
서울도서전은 작년부터 입장료 5천원을 내면 현장에서 책을 살 수 있는 같은 값의 쿠폰을 주는데, 그걸 보태 얼마 전에 나온 『뉴욕은 교열 중 Between You & Me: Confessions of a Comma Queen』(마음산책)을 샀다. <뉴요커> 잡지의 콤마 퀸으로 불리는 35년 경력의 깐깐한 교열자(copy editor & OK'er) 메리 노리스(Mary Norris)가 쓴 책인데, 내가 줄곧 해 온 일이기도 해서 읽고 싶었던 책이다. 민음사 자회사 사이언스북스에선 카탈로그 대신 표지들을 두툼한 엽서책으로 묶어 배부해 한 권 받아왔다.
더 살 게 없나 두리번거리다가 김영사 부스에서 3권, 5권씩 묶어 거의 반값에 파는 '지식인 마을' 3권 세트를 골랐다. 나온 지 10년쯤 됐어도 라이벌들의 사상을 소개하는 야심찬 기획인데, 다윈 & 페일리, 아우구스티누스 & 아퀴나스와 이 시리즈의 책임 기획자 장대익 교수의 총괄해설서 격인 『지식인 마을에 가다』를 골랐다. 도서전이 도서정가제에 묶여 10% 할인만 고수하는데, 역시 약간 편법이긴 해도 이런 푸짐한 할인 코너가 있어야 책 사는 재미가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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