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을 위한 라멘

삿포로 시내를 걷다가 커다란 입간판에 온통 라멘 예찬을 하고 있는 라멘집을 봤다. 한자로 멋드러지게 써 있는 가게 이름을 우리 식으로 읽으면 일풍당이고, 현지 발음은 잇푸도인데, 검색해 보니 우리나라에도 들어온 적이 있다는 제법 유명한 라멘 체인점이었다. 간단한 영어 몇 줄에 담긴 라멘 예찬은 읽어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게 만드는데, 외관도 그럴듯해 보이면서 일본어를 모르는 관광객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삿포로 하면 미소라멘인데 이 집은 돈코츠 라멘을 주로 내고, 보통 반찬을 따로 안 주는 라멘집치고는 얹어 먹는 고명 인심이 후하다고 한다. 들어가 먹지 않아서(양고기를 먹으러 가는 길이었다^^) 라멘 맛은 모르겠지만, 간판으로 미루어 짐작컨대 후진 집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먹는 즐거움과 함께 우리를 행복하고 미소짓게 만들어 준다면서 모든 사람을 위한 라멘(Ramen for Everyone)을 표방하는 식당이 설마 맛이 없을 순 없을 것이다.

 

어딜 가든 일본을 가게 되면 하루에 한 끼는 라멘을 먹겠노라, 유명한 라멘집과 아무데나 동네 라멘집을 두루 다녀보겠노라며 설레발을 치지만, 막상 다니다 보면 스시를 비롯해 이것저것 먹을 게 많아 한 번 또는 두 번 정도 먹는 정도다. 이번에도 결국 삿포로에선 먹지 못하고, 예상하지 않았던 오타루와 비에이 두 곳에서 라멘을 먹었는데, 두 곳 다 그런대로 괜찮았다. 역시 일본은 모든 사람을 위한 라멘 천국이다. 자, 한 번 잡셔봐!(Let's have some f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