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의 호수와 흰수염폭포
Posted 2018. 7. 8.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Oisii Japan
북해도 여행 일정을 짜면서 아내가 오타루와 함께 반드시 가 봐야 할 곳으로 꼽은 데가 후라노의 팜 도미타(6/26/18)와 비에이에 있는 청의 호수(青い池, 아오이이케)와 흰수염폭포(白ひげの滝, 시라히게노타키)였다. 삿포로에서 세 시간 남짓 걸리는 여길 가기 위해 하루 차를 렌트해야 했는데, 호수와 폭포가 뭐 별 게 있나 하면서 마뜩찮아 했던 선입견을 보기 좋게 날려버리게 만드는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칼렌다에 나오기 딱 좋은 풍경으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코발트 블루로 보이기도 하고 에메랄드 그린으로 보이기도 하는 호수 수면 컬러와 나뭇잎 하나 없이 죽어 서 있는 낙엽송들은 1988년 토카치다케(十勝岳)가 내뿜은 화산재와 인근 온천수의 영향이라는데, 이국적인 풍경에 경탄하면서 연신 셔터를 눌러대는 이들로 그득했고, 명당 자리는 거의 빌 틈이 없었다. 큰 호수는 아니어서 구경도 하고 사진도 찍으면서 천천히 걸으면 10분이면 볼 수 있지만, 보통은 30분은 기본으로 머무는 것 같았다.
주차장으로 돌아와 좀 더 운전해 올라가니 저 멀리 설산을 배경으로 꽤 낙차가 커 보이는 폭포 줄기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흰수염 폭포란 이름값을 제대로 하는 곳인데, 멋진 철교를 지나며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30미터의 낙차를 가진 폭포가 한데 모여 비에이강으로 떨어지는 풍경은 근사했는데, 눈이 내리고 주위가 온통 얼어 붙는 한겨울에도 폭포는 얼지 않아 더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호수와 폭포 모두 무료 입장이며 주차료도 없다.)
어떤 여행이든지 돌아오면 항상 여운과 아쉬움을 남기는데, 사전에 어느 정도 충분한 정보(지역 특징, 이동 경로와 소요 시간 등)를 갖고 가더라도 여행자들은 막상 초행지인 현장에선 스쳐 지나가면서 피상적인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 하물며 나처럼 아무런 사전 지식 없이 가면 여러 가지를 놓칠 수밖에 없는데, 결과론이지만 아예 숙소를 비에이-후라노에 잡고 이 근처를 트레킹하거나 천천히 둘러보며 1박2일을 보내도 근사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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