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 동산과 염소 한 마리
Posted 2018. 7. 2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30도를 웃도는 무덥고 다습한 한여름 한낮 등산은 걸음걸음이 힘들고 쉬 지쳐 자주 쉬게 된다. 그나마 숲이 우거진 등산로에 접어 들면 조금 낫지만(도심과 숲이 4도 가까이 기온차가 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게까지 가는 길도 만만치 않은데, 길가에 피어 있는 망초들이 손을 흔들어 주어서 심심하지 않았다. 앙증맞게도 작은 녀석들이 뭐 이 정도 더위에 벌써 힘들어 하느냐면서 조금 더 가면 숲길이 나온다고 격려해 주었다. 산길에서 자주 듣는 "Almost there!"지만, 싫지 않았다.
이즈음 망초 또는 개망초는 어디서나 볼 수 있는(7/14/13) 흔하디 흔한 풀꽃이다. 손톱만한 작은 것부터 조금 큰 것까지 웬만한 산길이나 둘레길에서 자주 볼 수 있다. 처음 보면서 이름을 모를 땐 생긴 그대로 계란꽃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맛은 어떤지 모르겠다.^^ 길가에 홀로 피어 있는 것도 볼만 하고, 무리지어 흰꽃밭을 이룬 것도 제법 보기 좋다. 이름이 촌스러워 그렇지, 꽃 자체는 소담하고 아름답다. 이성산 개망초 한창이다(6/19/16)
검단산 현충탑 가는 아스팔트 양옆엔 농장들이 여럿 있는데, 그 중 한 곳 펜스에 흑염소 한 마리가 묶여 있었다. 하얀 망초꽃들 사이로 뿔만 빼곤 온통 새까만 게 대단한 콘트라스트를 이루고 있었다. 마침 망초 동산을 살피던 나와 눈이 마주쳤는데, 망초에 관심을 보이는 내가 신기해 보였던지 한동안 나를 물끄러미 쳐다봤다. 이 뙤약볕에 기르던 주인이 잠시 묶어 놓고 다른 볼일을 보는 것 같은데, 이 정도 더위는 견딜만하니 서둘러 올라가라고 응원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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