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단한 나무못
Posted 2018. 6. 1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산길을 걷다 보면 흙계단만 아니라 나무계단, 돌계단, 철계단 등 다양한 계단을 보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흔하고 중심이 되는 건 나무계단이다. 두 종류가 있는데, 오래된 철도 침목이나
그런 스타일로 각지고 번듯한 나무계단이 있는가 하면, 그 산에서 베어낸 통나무들을 적당히
배치한 것들도 많이 눈에 띈다.
모락산을 걷다 보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두께의 통나무들을 대충 간격 맞춰 놓은
계단들을 여럿 볼 수 있다. 그냥 두기는 조금 경사가 있고, 그렇다고 번듯한 목재를 놓기는
애매한 구간엔 주위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통나무들을 놓곤 하는 것이다. 구르지 않도록 땅을
조금 파서 고정시키지만, 그래도 아래로 구를 염려가 있어 나무못을 몇 군데 박아 고정시킨다.
통나무와 나무못 모두 쉽게 구할 수 있고 보수하기도 쉬워서일 것이다.
나무못으로 쓰인 나무들은 제법 굵은 가지에서 잘라내거나 얼마 자라지 않아 베어낸
나무 기둥을 토막내 쓰는데, 솜씨 좋은 인부들이 주변을 한 번 쓱 보고는 여기저기서 줏어온
것들일 것이다. 통나무 계단을 받치고 있는 나무못은 생각보다 단단히 땅에 박혀 여간해선
흔들리지 않는데, 그래도 시간이 흐르면서 흔들리거나 하면 새 걸로 보수해 놓곤 한다.
그들의 수고를 알길래 이런 구간을 지날 때면 굳이 나무를 밟지 않고 흙을 밟아주곤 한다.
잘 박힌 나무못 (9/30/17) 나무못 버팀목 (3/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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